고창 청보리 밭
어릴 적 쉬는 날이면
우리 집은 보리 베는 날이다
보리밭 열기 턱밑까지 찰 즈음
현충일 싸이렌 소리에 묵념
이삭줍기가 이어지고
보리 탈곡기 애처롭게 통통통
아이들 꺼끄러기 잊은 채
보릿대 신나게 쌓고 있다
단체로 줄지어 보리밭 밟기
청보리 타작 숯덩이 칠,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드넓은 푸르름 보노라면
터져 닫아지지 않는 가슴
긴 동면 끝내고
녹색바람 일어나는 들판에
푸른 꿈 먹고
어린아이들도 같이 자란다.
청보리 축제 날
병아리 옷 입은 꼬마들 떼 지어
그 푸르름 가슴에 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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