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입추고 오늘이 말복이다
예년과 달리 올해는 제대로 삼복더위가 찾아 온 기분이다.
긴 장마에서 벗어나고 7월 말부터 쏟아지는 폭염
지난 달 20일이 초복이었고
30일이 중복, 그리고 8월 들어 오늘이 말복이니 초복에서 말복까지 오기가 20일이 걸렸다
삼복의 시작은 하지 후 셋째 경일(庚日)을 초복, 넷째 경일(庚日)을 중복, 입추 후 첫 경일(庚日)을 말복이라 하여, 이를 삼경일(三庚日) 혹은 삼복 이라 한다
사무실에서도 말복이라고 복다림 해야 한다고 야단 들이다
지난 초복과 중복을 제대로 치루지 않은 직원들의 성화가 대단하다
마침 약속이 있어서 찾은 곳이 황방산 자락에 있는 황구만을 취급한다는 보신탕집을 찾았다
12시가 갓 넘었는데도 벌써부터 식당 안이 꽉 차있다
우리 일행보다 한발 앞선 사람들이 식당문 입구에서 줄을 서 있다
본래 음식이 잘해서 이렇게 인기가 좋은지
아니면 오늘이 복날이라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찾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복날과 보신탕은 뗄수야 뗄수 없는 관계인 모양이다
우선 신발장에 신발을 넣고 번호키를 뽑았다
사람들이 많아서 신발 잃어 버리기 딱 안성맞춤이니 말이다
두어팀을 들여보내고 나서야 우리 천신이 되었다
그러나 자리 잡았다 해서 다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한참을 기다리고 아주머니를 몇번 불러 세우고서야 탕이 나왔다
대충 둘러보니 70-80명은 됨짓하다
통상 남자 어른들만 먹던 보신탕이 이제 대중화가 된 모양이다
앉아 있는 구성원들의 면면을 보니 노 부부에서부터 열 칠팔세정도의 여학생도 보인다
직장에서, 가족단위로, 친구들과 함께 ....
식당 안은 누구와 대화를 하는지 모를 정도로 말들이 혼선이 되어서 대화조차 나누기 어렵다
대화라기보다 다들 한마디씩 나서서 거드는 모양세다
조용히 목적달성에만 열심해야 한다.
사람들이 성황을 이뤄서 그런지 맛을 좋았다.
이름난 곳이면 어느 곳이나 이것이 복날에 볼 수 있는 광경 들이다
복 날이면 우리는 보신탕을 생각하게되고 삼계탕을 찾게된다
허준이 저술한《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개고기는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혈맥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며, 골수를 충족시켜, 허리와 무릎 을 온(溫)하게 하고, 양도(陽道)를 일으켜 기력을 증진시킨다."는 기록이 있어 개고기의 효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보신탕은 우리민족의 건강식으로 오래 전부터 자리잡은 것은 분명하다.
삼계탕은 보신탕을 못 먹거나 금기시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대용식으로 나왔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하튼 복날은 우리 조상들이 제 대로 먹지 못하는 것을 감안한 몸 보신 하려고 잘 만들어 놓은 계절 음식임에 분명한 것 같다
요즘같이 더운날 몸이라도 제대로 보신하지 않으면 어디 견디기나 하겠는가
그동안 맹위를 떨치던 더위는 오늘을 계기로 말복의 고개를 넘어 아마도 열흘 앞으로 다가운 처서에 밀려 힘을 잃고 떠날 것도 같은데 어찌 될 런지.....
어디 말복다림 좀 하셨나요?
그래야 이런 삼복더위를 잘 이길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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