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사랑

입대 1주일 전

goldenfiber 2006. 11. 27. 08:46

 

사람들은 자유롭게 살다가 자유롭게 가기를 바란다

누구에게 구속받고, 간섭을 받아 가면 굳이 삶을 영위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교도소와 군대를 싫어 하는 모양이다

 

시간이 갈수록

날짜가 다가 올수록 정서적 안정을 찾지 못하는 큰애를 보면서

지금은 어떻한 얘기도 잘 들리지도 귀담아 들으려도 하지 않는다

 

하나 하나가 짜증이고,

하루 하루가 고행이다

 

낮에는 하루 종일 게임에 빠져 있고

저녁에는 친구들 찾아 밤 늦도록 헤매다 돌아 온다

 

이렇게 될 바에야

날씨가 고른 이른 가을에 자원 입대하지

내내 기다리다가 소설이 지나고 대설이 다가오자 군대를 입대한다

 

어제부터 시작된 초겨울 비는 세찬 찬바람을 몰고 온다는 기상청의 예보다

차라리 그 예보가 빗나가고 봄의 훈풍이 몰려 왔으면 좋겠다

 

12. 5

 

아들이 택한 날짜이자

아들이 택한 입소부대다. 

 

춘천에 있는 102보충대

 

아들은 초읽기에 들어가고

그에 아버지는 춘천까지 갈 시간을 재고, 거리를 잰다.

그리고 어디를 거쳐 가야 할 것인가 지도를 펴고 코스를 탐사하고 , 네비게이션을 켜고 가상주행을

해본다

 

이곳 전주에서 가려면 호남도로와 중부속도로, 영동고속도로 그리고 중앙고속도로를 넘나드는

곡예를 하며

한참을 달려야만 가능한 먼 거리다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아들과 이별

 

어제는 아내에게 큰애가 주문을 했단다.

 

'엄마 따라 오면 제가 마음에 약해지니까 엄마 오지마'

'친구들과 가기로 했으니 않오는게 좋겠어, 알았지 엄마!'

그리고는 큰애도, 아내도 한참을 마주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꼭 가야할 코스이자 과정....

 

아니 지금은 그렇것만은 아닌 것 같다

아들둔 부모 마음이 이래서 자식위해 돈이라도 갖다주고 군대를 보내지 않을려 하나 보다

이제 그 부모의 맘을 알 것도 같다

 

큰애 말만 믿고 춘천까지 가지 않아도 괜찮을 것인가

이래도 저래도 맘이 놓이지 않는다

 

요즘은 무척 지 엄마 차를 밤마다 몰고 나간다

지가 자원한 것이 운전병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섣투른 운전에 불안하다

하지만 그래도 지 엄마는 단호하게 끊지 못한다

 

며칠 있으면 군대에 들어갈 자식이 운전 연습한다는데 그것 마저 야박하게

거절할 그런 사람도 못된다.

 

입대날짜가 다가올 수록 당사자도, 집안식구도 초조함의 연속이다.

건강하게 군대 생활을 잘 했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