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enfiber 2007. 2. 18. 09:37

올해의 설은 어쩐지 을씨년스럽다

 

연휴 첫날부터 비가 내렸음인지

시골동네는 다른 때 설과 달리 조용하다 못해 고요하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집집마다 음식 장만에 기름냄새도, 

오랜만에 찾은 북적함도 없이

평상시 모습과 그리 다를 바 없다

 

3년 전 어머니의 숨결이 사라진 고향

점점 쇠락해지는 시골

끈끈한 인정과 훈훈한 인심이 있어 좋았던 시골 정취는

사라진지 오래된 기분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고

홀로 노인만 있는 집들은

설이며, 추석때이면 자식찾아 서울로, 객지로 떠난다

 

편함만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야박한 인심인지

새로이 변한 새태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시골이 예전의 시골이 아니라는 것이다

 

급속히 감소하는 시골 인구

이제 초등학교에 다니는 애들을 보려면

눈을 몇번이고 씻어야만 가능한 일로 되었다

 

아마도 이러다간

시골이 곧 붕괴될 것 같다

 

한미FTA가 농촌을 몰락시킨다는 동네 어귀에 걸린 프랑카드가

결코 시위용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마을을 지키고 있는 아버지 세대가 떠나고 나면

아무래도 시골은 몇 가구를 빼놓고

빈 집으로 남아 있을게 분명하다

 

가진건 없어도 예전의 풍요로움이 간절한

마흔 아홉에 맞는 올 설은

그리 달갑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