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신정아'가 남긴 뒷맛(2)
그간 잠잠했던 신정아 사건의 뉴스가 연일 바보상자를 통해서 쏟이낸다
이번에는 단순히 가짜'신정아'문제가 아니라
그를 비호하고 가짜 '신정아'가 있기 까지 도와준 그 배후 세력에 논란이 시작된 것이다
결국 실세라고 하는 청와대 정책실장이었던 변모씨에게 불똥이 튀고
급기야 자취를 감추었던 신정아씨가 귀국했다
둘간의 사생활까지 거론이 되면서 신정아를 둘러싸고 있는 실체규명보다는
귀 얇은 독자와 시청자들의 구미에 맞게 언론은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대서특필되고 있다
둘간의 집이 가깝다느니,
둘간의 사이가 부적절한 관계라느니
신정아의 누드사진이 언론에 공개되는가 하면
고액의 선물을 주었다는 보도가 있는가 하면
신씨를 둘러싼 남자들이 혹시 튕길 불똥에 지금 떨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더구나 영장발부 기각에 따른 법원과 검찰의 신경전으로 일전을 불사르고
취업을 위한 행자부 특별교부세 지원 방식과 동국대 재단인 모 사찰에대한 지원문제 등
불교계까지 파헤쳐지는 형국이다
재미 있는 것은 오늘 아침 모 방송 뉴스의 해외 현지 특파원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영국정부에서 이에 대한 대책수립에 부심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이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고등학교 졸업생 중에서 대학 진학율이 채 30%를 채우지 못해
EU등 유럽국가 중에서 영국의 진학률이 가장 뒤 떨어져 몇년후에는 다른 나라와
국가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 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교를 졸업하고도 취업이 안되어 고학력 실업율이 높은데 반해
영국은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사회에 일자리가 많아서 취업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기 때문에
굳이 대학진학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또 하나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번 '신정아' 파문을 보면서
학력과, 출신지역과, 혈연을 엄청나게 따지는 우리사회가 '신정아'를 만들어 낸 측면이 강한 상태에서
과연 우리 사회의 구조적 결함을 신정아 개인에게 다 물어야 할 것인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영국처럼 학력이 중요치 않고, 출신지역을 굳이 따지지 않는 사회라면
왜 사람들이 가짜 학위를 만들어 낼 것이며,
학군을 따지고, 위장전입을 하겠는가
출신학교에 따라서 또 다른 사회적 계급이 이미 형성되어 버리는 사회가 원망스러운 것이다
이번 '신정아'파문은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했으니 그 끝이 조만간에 보이겠지만
수사를 아무리 한다고 해도 학벌을 중요시하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풀어 가는 처방이 선행되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 만연된 학벌주의를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대학의 문턱을 밟지 않아도 취업이 자유로이 되는 사회
학벌이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역량과 실력에 따라 인정 받는 사회
배우자 선택에서 어디 학교 나왔는냐가 화두가 되지 않는 사회
사회생활에서 학교간판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 사회
이번 파문으로
검찰에서 각 대학교에 공문을 보내 교수들의 학위를 확인하겠다고 하고
대학교 학적부서에 전화해서 "우리 며느리 감인데 거기 학교 나온 것이 확실하냐" 묻는 어쩌구니없는 일이 벌어지는가 하면
우리 회사에서도 일부 공무원에 대해 학위 조회가 시작되는 등 우리 모두를 서로 믿지 못하는 불신 풍조를 조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지켜보면서
사건의 실체보다는 이상한 쪽으로 변질되어 불똥이 튀는 것 같고
허위 학위를 없애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스스로 모두를 불신의 불구덩이로 밀어 넣는 것은 아닌지
뒷맛이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