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堂峰 문학활동

내 글이 활자화(活字化) 되던 날

goldenfiber 2007. 9. 28. 09:43

 

자신의 자취 남기기를 좋아 했던 사람

초등학교에서부터 시작된 일기는 사회에 나와서도 이어졌고

그것이 문제가 되는 필화 사건도 중간에 있었지만

세련되지도 않고 다듬어지지 않은 글을 쓰기에 바빴던 사람

뭔가 쓰지 않으면 안되는 사람처럼,

사관이 역사를 기록한다는 사명감처럼...

 

 

그러던 2007년 여름

7월 정기 인사로 몸살을 앓던 촌놈은 잠시 한눈을 팔아 '한국문학세상'에 노크를 한다

졸작이지만 2007 가을호에 실을 수 있는 기회를 막연히 기다리면서 '군산가는 길'외 4편의

원고를 제출한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흐르고 난후 9.21 드디어 책이 나왔다는 '한국문학세상'싸이트 신간문예지 소개 속에

분명 촌놈의 이름 석자가 있지 않은가

 

촌놈이 보기에도 너무나 허술하고,

매끄럽지 못한 전개

어딘가 모르게 한 두어푼 모자란 듯한  언어 구사력

부끄럽게 짝이없는 ....

 

그러지만 촌놈에게는 큰 영광이다

더 많은 원고지와의 씨름을 하라는 노력을 요구하는 걸거다

 

오늘도 남이 읽어 주던 읽어주지 않던 글을 쓴다

사회적 이슈를 메뉴삼아 비록 쓰지는 않아서 네티즌들의 공감대를 형성하지는 못하지만

하나 둘씩 우리가 살아가는 것을 글로 표현하는 거다

 

 

이번 '한국문학세상' 가을호에 실린 두편의 시를 소개할까 한다

 

 

 

군산 가는 길

 

그 어느 봄이던가

하얀 눈꽃 잔치를 벌이던 날

벚꽃 찾은 벌 떼만큼이나

차량, 사람들로 군산 가는 길은

홍수를 이루고 있었다.

 

이 늦 가을 

호남 제일문이 굽어보는 그 길은

단풍 붉은 머리를 풀어 헤치고

황금들판 가로 지르는 번영로를

풍요한 꽃으로 피운다

 

바다 내음에 금방이라도

어부의 뱃노래가 들리는 듯

가을 하늘 빛 바다를 꿈꾸지만

시들어 가는 코스모스의 초라한 모습,

오늘따라 군산 가는 길은 스산하기만 하다.

 

 

 

용머리 고개의 가을

 

비천(飛天)의 꿈을 간직한 채

완산 벌 휘감은 용머리 고개

단풍으로 치장한 완산칠봉 머리 처들며

은행잎으로 노오란 목도리한다.

 

다가산을 지나 태극산자락

인간들의 개발 탐욕에

뚫어진 터널사이 스며드는 찬 바람은

경추(頸椎)에 난 상처 더욱 시리게 한다.

 

세월 재촉하는 가을 비 속

푸르름 다한 은행 잎만

용머리 고개의 가을을

누렇게 물들이고 오늘도 서 있다

 

 

*용머리고개 - 전주 남쪽관문 역할을 하는 고개.

정읍,고창사람들은 이고개를 통해서 전주를 드나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