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언부언

송년 건배사의 유행

goldenfiber 2009. 12. 24. 10:48

년말을 맞아 교수신문에서 올해의 사자성어를

방기곡경(旁岐曲逕- 일을 순서대로 정정당당하게 하지않고 수단을 써서 한다)이라고 발표한데 이어

직장인들이 뽑은 사자성어는 구복지루(口腹之累- 먹고 살기를 근심함)였다

 

이렇듯 사자성어로 한해의 전반적 상황을 표현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에 와서는 년말 각종 모임에서도 건배사에 시대상이 반영되기 시작했다.

 

매년 반복되는 것이지만 년말이 되면 각종 모임이 너나 할 것 없이 잦다 

지연, 학연, 사회연까지 얼키고 설킨 가운데 동문회, 동창회부터 향우회, 직장 내 모임, 사회 모임 등등

그 놈의 연(緣) 속에 술 독에 빠져 있기 쉽상이고

정작 '건강을 위하여' 라며 외치지만 '건강을 해치며'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모임이 있으면 건배사 있기 마련이고

옛날에는 '000을 위하여'로 통용되었지만 지금은 토종과 외래종, 변종까지 뒤 섞여 있다

 

우리 말로 '건배'는

일본에서는 '건빠이', 중국에서는 '깐뻬이', 미국에서는 Here's to you,

독일은 prosit(prost), 프랑스는 아보뜨로 샹떼(A votre sante), 이탈리아는 아레상태 등등

스페인의 건배사가 가장 멋 진 것 같다

살 루트 아무르 이페세타스(salud Amor Ypes estos ! - 당신의 건강과 사랑과 돈을 위하여 !)

 

요즘 변종이 많이 생겨났다

불어로 '멋져부러',

영어로 '원 샷' 등이 있는 가 하면

 

전통 문화 방식으로

'얼씨구 좋~다, 절씨구 좋~다 지화자 좋~다' 가 있는가 하면

 

신조어인 건배사가 또 새로 자리 잡고 있다

'해당화'(해가 거듭할 수록 당당하게 화려해지자)

'조나발(조국과 나의 발전을 위하여)

'우리가 남이가'(하나라는 뜻)

'가는 년 잡지말고, 오는 년 막지말자, 새로오는 씹년, 내 년으로 만들자' 하면 후렴으로' 그럼요' 

'당신 멋져'

'오바마'(오직 바라는데로 마음먹은데로)

'아싸'(아낌없이 사랑합시다) 등등

 

건배사가 시대에 따라, 사회적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를 통해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를 잘 맞이해서 각자 발전을 위하자는 뜻인 만큼

그 와중에 지쳐있는 자신의 몸을 한번쯤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