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enfiber 2010. 4. 22. 08:04

 

쇠절골



웃 복판과 아랫 복판에

봄 삐비 지천으로 널리면

자연산 껌이 입안 가득차고

앞산과 매봉재 황혼 빛 발할 때

지사리 겨울 날 나무 한 지게 가득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다

먼저 차지하는 사람이 임자다


계곡 흐르는 물 막아

우리 만의 멱감을 풀장을 만들면

한 여름 나는 것은 문제가 아니었고


어머니와 누나는

식구들 빨래를 한 바구니 이고

푹푹빠지는 눈속으로


아버지와 형들은

땀띠 제거용 등목을 위해

푹푹찌는 여름날

작은 잔둥을 넘어 간다


쇠죽골(金寺洞)


지사리 아이들에게는

꿈을 키우던 곳이요

추억을 쌓던 곳


오늘은 작은 잔등에

지사리 아이들 모여

작은 복판으로 삐비를 뽑으러

불혹의 세월을 뒤로  하고

떼지어 몰려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