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士 칼럼(신문)

다문화 가정, 바로 우리 이웃

goldenfiber 2010. 5. 16. 13:55

 

2010년 5월 14일 전라일보 15면 '젊은 칼럼'

 

가정의 달 5월, 몇주전 천주교 진안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주최한 음악회에 참석했었다. 이번 음악회는 여기에서 얻어진 수익으로 한국으로 시집 와 한번도 자신의 집을 가보지 못한 결혼이주여성의 귀향 행 비행기 삯에 쓰려는 것이다. 이 행사에는 피부색으로 가슴 아프게 살아온 ‘거위의 꿈’으로 유명한 인순이와 ‘내 마음의 보석상자’의 가수 해바라기 등이 공연으로 뜻을 모았고, 친정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도 돈 때문에 가보지 못하다가 시집 온지 8년만에 그리운 친정집 필리핀을 다녀왔다는 이주여성의 사연이 소개되면서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다문화에 대한 문제 인식은 6.25참전외국군과 사이에서 태어난 2세 때부터였다. 그들은 우리 국민이면서도 남의 눈을 피해서 살아야만 했고 다시 피를 찾아 타국으로 입양되기도 했다. 그후 90년대부터는 장가 못간 농촌총각을 위해 급기야 일부 신부를 수입(?)하기 시작하면서 또 다른 사회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한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09년 결혼이주여성은 전국적으로 15만명이다 우리 도는 6,545명이고 이중 전주시가 1,344명, 익산시 1,112명 순으로 적게는 100여명 등 시‧군 공히 거주하고 있다 이중에는 중국인이 1,841명으로 가장 많고 베트남 1,762명, 중국교포 1,314명 순이고 이 밖에 필리핀, 일본, 중앙아시아, 몽골 등 다양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다문화가정에 대한 가장 시급한 것은 이주여성과 2세에 대한 편엽된 사회적 인식 개선이 가장 많았고(30.6%), 그 다음이 사회적응(25.7%), 기타 경제적 지원(19.9%)등으로 조사되었다

근간에 심심치 않게 가정 폭력에 못 이겨 불행한 사건을 일으키거나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하지 못하고 식당으로, 공장으로 전전한다는 이주여성에 대한 안타까운 뉴스가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사실, 한국에 와 한국 사람으로 살고 있지만 그들은 한국 사람이 아니었다. 지역사회 참여에 제한 받고 취업에 차별받고,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또 다른 우리사회의 이질집단으로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도 피부색과 말이 좀 서투르지만 어엿한 우리 가족이요 우리 이웃이고 우리 국민이다. 비록 가정형편 때문에 이국땅 한국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이들이지만 이들에게 또다시 ‘다문화가족’, ‘이주여성’이라는 말조차 또 다른 멍에일 것이다. 우리 민족의 피가 흐를 수밖에 없는 그들, 글로벌시대에 걸맞게 이제 현실로 인식하고 우리 스스로 닫아 놓은 마음의 벽을 허물고 이들을 우리라는 품 안에 받아들이자. 이들에 대한 사회적 제도 마련과 함께 편견을 버리자. 다문화 가정, 바로 우리 이웃이자 가족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