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전도연의 '하녀'

goldenfiber 2010. 5. 31. 08:27

 

21세기에도 '하녀'가 존재할 수 있을까?


백지처럼 순수한 그녀가 면접을 통해 픽업되어 대저택의 하녀로 들어가다

이혼 후 식당 일을 하면서도 해맑게 살아가던 ‘은이(전도연 분)’, 유아교육과를 다닌 이력으로 자신에게는 까마득하게 높은 상류층 대저택의 하녀로 들어간다. 완벽해 보이는 주인집 남자 ‘훈(이정재 분)’, 딸 하나를 두고 쌍둥이를 임신 중인 세련된 안주인 ‘해라(서우 분)’, 자신을 엄마처럼 따르는 여섯 살 난 주인 집 딸 ‘나미(안세현 분)’, 그리고 체질화 되어 있으며 집안일을 총괄하는 나이든 하녀 ‘병식(윤여정 분)’과의 생활은 낯설지만 즐겁다.


전도연의 가슴을 드러낸 노출 씬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 영화는

1960년 김기영 감독의 ‘하녀’를 베들린, 베네치아 영화제에 이름을 날린 임상수 감독이 21세기, 2010년 현대판 ‘하녀’로 리메이크한 스릴러 영화다.

 60년 '하녀'가 2010년에 다시 태어난 것이다

내용을 축약하면 '오만한 주인에게 원수를 갚는다'는 단순한 내용이지만 영화상영 시간동안 긴장감과 앞으로 전개될 내용이 숨 가쁘게 궁금해 진다


영화의 시작은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낯 모른 어떤 여인의 건물에서 투신으로부터 시작되면서 영화 전개대한 예고를 한다


정 붙일 곳이 없던 은이에게 거택 주인은 지나치게 친절한 주인이다

식사 준비하고, 주인 마님 목욕 시키고, 딸 마중하기 등 하루 일과가 주인 집 식구들의 일거수 일동을 거들어야 한다 

어느 날, 주인 집 가족의 별장 여행에 동행하게 된 ‘은이’는 임신한 부인으로 만족 못한 ‘훈’이, 자신의 방에 찾아오고 ‘훈’의 은밀한 유혹에 이끌려 육체적인 관계를 맺게 된다. 이후 집에 돌아 와서도 ‘훈’은 ‘해라’의 눈을 피해 ‘은이’를 찾아와 격렬한 관계를 이어간다. 하지만 ‘훈’은 그 댓가로 ‘은이’에게 돈을 건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병식’이 그들의 비밀스런 사이를 눈치 채고 ‘은이’가 임신한 사실을 ‘해라’의 친정어머니(박지영 분)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서 평온하던 대저택에 는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하는데….


해라 모는 ‘은이’가 가진 아이를 낙태하기 위해 온갖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데 어느 날 샹들리에 청소를 하는 ‘은이’의 사다리를 넘어뜨려 ‘은이’는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자신의 임신 사실을 그제야 안 ‘은이’는 아이를 낳기로 하는데 이 결정이 집안 내부의 격란을 예고하고 순진한 ‘은이’에게 집사 ‘병식’은 포기할 것을 권하지만 ‘은이’는 이를 부정한다

‘해라’ 모는 1억원을 제시하며 포기할 것을 요구하지만 ‘은이’가 거부하자 결국 ‘해라’가 한약방에서 낙태를 위해 한약을 지어와 ‘은이’가 먹는 한약에 함께 섞게 되고 그로 인하여 ‘은이’는 하혈을 한다.

‘은이’는 결국 아무 것도 건지지 못하고 그 집에서 쫓겨나게 되는데 ....

하지만 어린 딸 나미라는 어린이의 눈을 통해 ‘은이’가 불쌍하고 외할머니의 의도적인 행동을 기억케 한다


‘나도 찍 소리좀 내봐야 겠다구요!’

강제로 낙태된 아이 생각과 한낱 놀림감으로 이용당했다는 증오감으로 가득찬 ‘은이’는 결국 스쿠터를 타고 저택에 찾아 가 샹들리에에 목을 매고 일을 저질러 버린다


이 영화에서 명대사는 병식(윤여정 분)이 뱉는 말

‘아더매치 하지만 나도 살았다‘. 아더매치는 아니꼽고 더럽고 메스껍고 치사하다는 말.

주인의 횡포에 힘들어 하는 ‘은이’를 보고 한 말이다

또한 집사로써 , 돈 벌기위해 뼈속까지 베어버린  직업 의식으로써 윤여정의 전라(?)를 노출하는 고군분투한 연기와

얄밉도록 가진 자의 도도함이 넘치는 이정재와 서우의 연기가 돋 보인다

 

가진 자의 오만, 돈이면 모두가 해결되는 세상, 결국 그것이 부자에 대한 증오심을 불러 일으켰다

임상수 감독은 2010년 판 ‘하녀’는 현 시대에서도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 영화로 보여 주며,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존재 할 것이다는 추론을 가능케 한다. 또한 가진 자들을 고발하고 있다

같은 인간 임에도 가진 자들은 없는 자에게 가혹하리만치 하찮은 미물로 여길 수 있다. 돈이면 다 되니까

어릴적부터 가지고 싶은 것은 다 가진 사람들...

 

그래서 '하녀'에서는 가진 자들에 대한 경고, 소박하고 순진한 사람이라도 최악의 경우에는 끝까지 착할 수 없다는 진리를 보여주면서 

결국 자기 스스로 키웠던 화는 화를 키웠던 당사자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메시지를 이 영화는 전한다

세계가 주목하는 이 시대의 영화배우, 청순함이 돋보이는 전도연이 출연해서 기대감이 컸다

순간의 눈요기나 야릇한 정사 씬보다는 '훈'(이정재 분)의 흥분된 대사가 이 영화를 더 야하게 한다


하지만 18세 이상 관람 가 등급이 관객동원에 장애물이 된 것인가

아님 너무나 뻔한 내용이 관객에게 어필하지 못 하였는가

우리나라의 관객 대부분이 청소년부터 30대라는 점에서 흥행에 난기류가 있을지 모른다

전 좌석을 메운 '페르시아의 왕자'에서 느꼈던 포만감이 '하녀'의 객석에서는 덜 채워진 여유가 있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