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士 칼럼(신문)

큰 아이 첫 봉급 타던 날

goldenfiber 2010. 6. 1. 08:14

큰아이 첫 봉급 타던 날

김철모/ 시인


 통계청 4월 고용동향에 의하면 4월 실업률은 3.8%로 작년 이맘때에 비하여 나아진 게 없다. 더구나 청년 실업률은 작년 동기 348천명 8.0%에 비해 18천명이 증가한 366천명 8.6%를 기록하고 있어 청년실업 문제가 더욱 심해 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고용률 또한 그리 밝지 않아 작년 동기 58.8%에 비해 약간 오른 59.1%로 오르기는 했지만 어려운 국내 경기 탓인지 크게 오르지 않았다. 다만 다행인 것은 가정을 이끌고 있는 30 ~ 59세 연령대 가장들의 실업률이  작년 동기에 비해 0.1 ~0.7p정도 떨어졌다는 데 위안을 삼을 만하다. 요즘 대졸자를 포함한 청년실업문제는 보수의 많고 적음이 중요하지 않고 일단 다닐 직장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이런 실업률이 심각한 요즘, 큰 아이가 첫 봉급을 타서 와이셔츠 선물을 해 주었다. 아직 학생 신분이라 인턴사원 신세이지만 졸업 후 바로 정식 임용을 보장 받은 상태에서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게 되었으니 퍽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본인도 하는 일에 만족하고 있고 주위에서도 부러움을 사고 있다. 아이 친구들은 한 턱 쏘라고 졸라대고 있으나 그 또한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요구이다.

 지금부터 30년 전, 공직에 들어와 첫 봉급을 탄 필자는 부모님께 속옷을 해 드린 적이 있다. 부모님께 감사의 뜻과 함께 속옷을 해드려야 부모님이 오래 사시다는 속설 때문에 주로 빨간 내복을 해 드리는 때였다 그 당시 공무원 봉급이야 박하기로 이름 난 때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9급 초봉은 쌀 두가마니 값, 당시 사회의 모든 물가가 공무원 봉급인상률이 기준이 되다보니 정부에서 함부로 올릴 수도 없었고 정부 재정도 넉넉지 않은 때라 더욱 그랬다. 그 후로 쌀 두가마니 값의 공무원 봉급 기준은 상당히 오래 유지가 되었고 김대중 정부 들어서 많이 개선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요즘 같이 취직이 어려운 때 자식이 학교를 마치기도 전에 직장을 잡아 새로운 사회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은 당사자인 자식에게도 행복한 일이지만 부모 또한 고마워 할 일이다. 더구나 첫 봉급을 받고 작은 것이지만 그동안 키워주신 부모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는 것 자체가 엔돌핀이 저절로 솟는 기쁜 일이 아니겠는 가. 그동안 전북도에서는 도민의 자식을 하나라도 더 취업시키기 위해 기업을 유치하는가 하면 기업이 필요한 맞춤형 인력양성에도 재정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6.2 지방선거를 앞둔 요즘, 단체장뿐만 아니라 시군의원 후보자까지 너도나도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취직을 걱정하지 않는 전북, 우리의 자녀들이 첫 봉급으로 선물 하는 날을 도민들은 고대하고 있다

 

 2010년 5월 31일 전라일보 15면, '젊은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