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방자한 '방자전'
오만 방자한 ‘방자전’
요즘 극장가에 논란이 되고 있는 영화가 ‘방자전’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춘향전에 대한 대 역전이고, 춘향의 노출 수위와 방자의 오만 방자함이 논객들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몽룡(류승범 분)을 따라간 청풍각에서 기생의 딸 춘향(조여정 분)에게 한 눈에 반해 버린 몸종 방자(김주혁 분). 도련님 또한 그녀를 눈여겨 본다는 사실에 마음을 접으려 하지만, 자신을 하대하는 몽룡의 태도에 적개심으로 춘향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 버린다. 춘향 역시 방자의 남자다움과 자상함에 흔들리고, 마침내 방자는 춘향을 품게 된다.
그 속내를 드러낸 방자는 마영감(오달수 분)의 여자를 다루는 법에 대한 사사(?)를 받게 되는데 첫 시험무대는 향단(류현경 분)이지만 목표는 춘향이다.
신분 상승의 꿈을 접을 수 없는 춘향은 몽룡이 과거 시험을 위해 한양으로 떠나기 전 정인 서약을 맺고, 방자는 이를 알면서도 춘향에 대한 마음을 접지 못한다. 사심을 품은 방자는 서울로 향하는 이몽룡을 따라 나서지 않고 남원에 잔류하여 춘향 집 종이자 정부로 남게 되다.
그러던 어느날, 변학도(송새벽 분)와 고시 동기로 장원 급제한 몽룡, 몽룡으로부터 남원에 춘향이란 처자가 있다는 말을 들은 변학도는 자원해서 남원부사로 발령나고 이몽룡은 마패를 받는 어사로 돌아와 춘향에게 더 큰 출세를 위해 모종의 거래를 제안하게 되는데…
이 영화를 몇 가지로 정리한다면
첫째, 고전 춘향전에 대한 또 다른 각도의 접근이다.
방자전은 영화 제목처럼 방자가 주인공이다. 춘향을 차지한 사람도 방자이고 향단을 차지한 사람은 몽룡이다. 그렇다고 목표가 달라져 방자가 향단을 포기하거나 몽룡이 춘향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변학도와 이몽룡은 고시동기로 다만 임명장을 받음에 있어 서로 다른 선택을 할뿐... 그러니 이 영화에서는 방자가 오만 방자하기 짝이 없다
춘향전의 순수한 사랑과 권선징악이 춘향전의 주제라면 방자전은 신분을 초월한 사랑과 권선징악보다는 출세와 신분 상승을 위해서 모략이 가미된 이야기라고나 할까. 그래서 춘향 관련단체의 영화상영 금지 요청이 있었던 모양이다
춘향전에는 등장하지 않는 방자의 구술에 따라 방자전을 써 내려가는 작가 색안경(공형진 분)의 등장과 방자에게 '은꼴편' 등 싸움의 기술을 가르치는 마영감을 등장시켜 춘향전을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
어찌보면 이 영화가 방자의 오만 방자함이 극에 달해 순수한 사랑으로 인식되어 있는 사람들의 반발을 사는 것인지 모른다
둘째, 춘향의 노출과 베드 씬이 논란의 핵심이다
이 영화가 극장가에서 회자이 되고 있는 것은 춘향(조여정 분)의 노출 수위와 격렬한 베드 씬, 영화 ‘하녀’가 전도연의 노출로 관객을 일정부분 끌어 모았다면 ‘방자전’은 하녀의 전도연의 가슴 노출에 비해 휠씬 앞서 간다
여기에 류현경(향단 역)까지 가세한 노출은 이 영화를 벗기기 논란의 핵심으로 이끌고 있다
고전적 성인영화의 메이커 김대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호기심도 있지만 일부 언론에서 다룬 것처럼 이 영화 촬영 후 조여정 주변 변화에 대한 이야기는 관객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다만, 연기자가 연기로 인하여 연기가 아닌 사생활이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춘향과 향단의 노출수위는 영화를 더 농창 익게 만드는 마력이 있을 것이다. 마영감과 베드씬의 대사도 야하다
한편 ‘방자전’을 본 관객들의 또 다른 비판이 있듯이 조여정과 류현경의 농후한 노출과 베드 씬에 대해 영화의 내용과 구성보다는 과다 노출로 관객을 끌어 보려는 감독의 욕심이 지나치지 않았나 하는 비판적 생각이 든다
셋째, 영화는 영화일 뿐, 오해하지 말자
단순 방자전 영화 내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면 춘향의 순수한 사랑을 추앙하는 사람들에게는 충격이었을 것이다.
감히 방자가 어떻게 몽룡의 여인을 탐 할 수 있을까 또 몽룡은 춘향 대신 향단과 사랑을 나누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대목일 것이다
그러나 영화는 영화일 뿐 오해하지 말았으면 한다. 말 그대로 영화는 영화일 뿐...
그런거라면 영화의 무한한 상상력은 소재를 잃고 그 어느 것도 영화 소재로 삼을 수 없을 것이다
춘향전의 순수성을 훼손코자하는 제작진의 의도도 없었을 것이다. 다만, 있다면 영화를 얼마나 재미있게 만들거냐의 문제 일 것이다
이렇듯 영화 제작에 있어 소재가 사회적 문제로 삼게 된다면 조폭 세계든, 경찰조직이든, 공무원 조직이든 그 어느 곳도 영화 소재는 설 땅이 없을 것이다
넷째, 영화는 사회비판과 풍자를 담고 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조여정의 옷 벗기기라는 비판도 있지만 돈이면 다 해결하는 매관매직의 단면과 납품비리, 지방 토호세력으로 인한 지역 책임자의 무기력을 다루고 있다.
또한 신분상승과 사랑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의 행태와 가진 자들의 오만이 약자의 반감을 일으키고, 신분 타파의 메시지 또한 춘향과 방자, 몽룡 등을 통해서 전하고 있다
순수한 사랑과 오염된 사랑, 정도를 걷지 않는 사회 시스템 등등 오늘날 우리 사회를 방자전이라는 영화를 통해서 제작자는 비판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어느 영화든 출연배우에는 양념이 있듯이 이 영화에서도 관객을 한눈팔지 않게 하는 감초가 있었다
'나는 니가 말대꾸하고 그러는게.. 좋다?' 덜 떨어진 변학도의 어둔한 말투와 마노인의 리얼한 싸움의 기술은 관객들에게 또 다른 웃음 폭탄을 던져 주고 있다
주로 어둔한 변학도의 대사가 주류를 이루는 명대사도 종종 등장한다.
'어휴…, 어휴"" 너 자꾸 그러면… 내가 진짜…좋다~ ' 변학도(송새벽 분)
'뎐 아주 목표가 뚜렷해요....뎐..둄...특이한 녀자 둏아해요' 변학도(송새벽 분)
'그럴래?' 변학도(송새벽 분)
'바로...차게굴기!! ' 이몽룡(류승범 분)
음란서생, 스켄들- 조선남여상열지사 등 주로 19금 영화를 만든 김대우 감독의 이번 작품이 호화배역진과 함께 올 초여름에 극장가를 얼마나 끈기를 가지고 버틸수 있을 것인가가 영화 팬들의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