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영화 "이끼"

goldenfiber 2010. 7. 18. 23:13

이끼처럼 이 마을의 비밀스런 이야기는 30년 전을 거슬러 올라간다

 한 마을에서 일어나는 꼬리를 문 사건들, 그러나 누구도 이야기 하지 않는다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껴왔던 해국(박해일 분)은 20년간 의절한 채 지내온 아버지 유목형(허준호 분)의 부고 소식에 아버지가 거처해 온
시골 마을을 찾는다.
그런데 처음 해국을 본 마을 사람들은 아들이라는 것에 놀라고 하나같이 해국을 이유 없이 경계하고 불편한 눈빛을 던진다.
치상을 치루는 동안 유목형 사인을 두고  속 시원한 대답하나 건질 수 없는 상황에서 뭔가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유해국,

아버지의 장례를 마치고 마련된 저녁식사 자리. 마치 해국이 떠나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것 같은 마을사람들에게
해국은 ‘서울로 떠나지 않고 이 곳에 남아 살겠노라’ 선언을 한다.
순간,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불안한 묘한 기류가 감돌고, 이들의 중심에 묵묵히 있던 이장(정재영 분)은 그러라며 해국의 정착을 허락한다.

이 곳, 이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이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그런데 이장 천용덕의 말 한마디에 금세 태도가 돌변하는 마을사람들. 겉보기에는 평범한 시골 노인 같지만,
섬뜩한 카리스마로 마을의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듯한 이장과 그를 신처럼 따르는 전석만, 하성규, 김덕천, 연지등 마을 사람들.
해국은 이곳 이 사람들이 모두 의심스럽기만 한데… 
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위치하고 있는 천용덕 이장 집에 의구심을 갖는다
우선 거처한 곳을 마을 슈퍼로 안내 받았지만 마을의 유일한 여성이자 단 하나 밖에 없는 슈퍼 주인 이영지(유선 분)의 행동도 이상하거니와
밤중에 번갈아 가며 이영지의 방을 찾아 일을 치루고 나가는 천 이장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을 목격하게 되는 모두가 의문투성이다
 
대한민국 연기파 배우는 다 동원이 된  영화, 정재영과 박해일, 유해진, 김상호, 김준배, 그리고 유준상과 허준호, 강신일 등등
'실미도''공공의 적''강철중' '한반도'등등 한국 영화를 늘 다시쓰는 강우석 감독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싸고 있는 말 못할 의문들을 향해 아들 유해국이 나선다
부친의 수백억대 재산이 어느 순간 이장 천용덕에게 넘어 간 것을 확인한 유해국, 
뭔가 이를 뒷받침할 자료가 있을 것 같은 기분에 집안을 뒤지다 이장 집과 전석만(김상호 분) 집으로 연결된 지하통로를 발견하고
본격적으로 천용덕 실체에 대한 것을 조사하면서 자신이 폭행하여 사건이 되어 지방으로 죄천된 박민욱 검사(유준상 분)에 협조 요청을 한다
 
자료를 찾아 나선 유해국은 읍내에서 철물점을 하는 전석만과 맞닿드려지고 산으로 쫓기던 유해국,
그러나 둘간의 다툼 와중에 전석만은 추락사하고 이를 유해국의 짓으로 생각하는 이장 일파들의 협박은 계속된다.
이어서 하성규(김준배 분)가 불에 타 죽고, 이장의 오른팔이었던 김덕천(유해진 분)까지 죽게되면서 홀로된 천용덕 이장은
유해국은 살해하기로 마음 먹는데...
 

 

 

 

 

영화는 신흥종교와 다툼이 있는 생식과 참선을 지향하는 유목형(허준호 분)이 집단 자살 사건과 연류가 되면서

이를 수사하는 현직 형사였던 천용덕(정재영 분)이 만나면서 이 사건은 시작된다

유목형이 주님을 믿으며 이상향을 추구하는 자임을 안 천용덕은 유목형을 출감하는 데 역할을 하고나서

평소 살인죄등 전과자로써 쉽게 다뤄던 전과자들 전석만, 하성규, 김덕천 등 이들을 갱생이란 이름으로

유목형을 앞세워 시골 깊숙한 곳에 자신들만의 은거지를 만들고 부를 축적하면서 살고픈 천용덕의 야심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죄를 고하고 구원을 청하면서 살자는 삶의 방식에서 기본적으로 다른 유목형과 현직에서부터 철저하게 이권에 개입하고

폭력을 통한 무리한 수사를 자행하던 그는 전과자를 이용해 돈 벌이를 생각하는 천용덕과 동거는 평온하지 않았다

 

이 영화는 러닌타임 163분 동안 내내 긴장감이 떠나지 않는다

한 마을에서 이뤄지는 단순한 내용이지만 천용덕을 둘러싸고 있는 김덕천과 전석만, 하성규의 실체는 영화 후반분에 들어 가서야 드러난다.

그만큼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들은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가운데 유목형을 둘러싼 사건 속으로 더욱 깊숙히 빠져 간다.

 

각 연기자마다 개성있는 연기가 출중한 영화, 검은 버섯이 핀 노인 이장으로 분한  특수 분장한 정재영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가 돋보이는 이 영화는 유해진의 익살맞은 연기가 간간이 관객들을 긴장에서 잠시 벗어나게 한다

 

또한 제작비 총 13억원을 들여 1년동안 총 2만평 부지에 탄생한 무주군의 최대 규모 오픈세트은 이 영화를 더욱 서스펜스로 다가온다

범죄자를 이용한 자신의 부를 추구하는 한 공직자의 야심이 한 마을을 공포로 몰아 넣고, 계속되는 살인으로 이어지는 사회고발성 영화,

아무리 세상이 어지럽다 하더라도 정의는 살아 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보여 주고 싶어 한다

 

강우석 감독은 <이끼>에 대해 “영화가 흘러가는 내내 전율과 긴장감, 그리고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느끼게 만드는 영화”라며

“이전의 영화들에서는 본 적 없는 새로운 장르의 영화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선 굵고 액션이 많은 영화를 만들어왔던

강우석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살인이나 폭력 등 직접적인 가해 장면을 등장시키지 않고서도, 눈빛 하나 몸짓 하나를 통해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아 관객들이 그 미세한 감정 하나까지 모두 느끼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끼처럼 살려고 노력하지만 사회는 이끼처럼 살게 놓아 두지 않는다

그래서 한 여름 더위, 한번쯤 관람해도 후회하지 않을 영화다

마지막 장면에서 누가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가리도록 관객들에게 물음을 던지고 끝난다

누가 가해자일까? 

유해국의 아버지 유 목형은 가해자일까?  피해자 일까?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진행도중 과거를 회상하는 드라마식 연출은 관객의 몫으로 남겨 놓았어도 좋았을 법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