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士 칼럼(신문)

사자성어(四字成語)

goldenfiber 2010. 12. 17. 08:43

사자성어(四字成語)

김철모 / 시인


호랑이 해, 정신없이 달려 온 지금 이제 희미하지만 종착역이 보인 듯 하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사람마다 각오를 다지고 목표를 정하여 그 목표를 향해 1년 내내 줄달음질친다. 이때쯤이면 예전부터 고전을 원용하거나 고사를 빗대 네글자의 한자로 이뤄진 사자성어가 발표된다. 교훈이나, 경구, 비유, 상징어 등으로 가능한 관용구나 속담의 표현을 풍부하게 꾸미는데 사자성어의 매력이 있다. 최근에는 교수신문에서 발표하는 사자성어가 사회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데 해마다 발표되는 교수신문의 사자성어는 당시 시대상황과 국민의 정서, 국민의 염원과 사회풍자 등을 담고 있다.

그간 교수신문이 발표한 사자성어는 2004년에 당동벌이(黨同伐異 : 자기가 속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 무조건 다른 집단을 흠집 내는 것), 2005년은 상화하택(上火下澤), 2006년은 밀운불우(密雲不雨), 2007년은 자기기인(自欺欺人), 2008년은 호질기의(護疾忌醫), 2009년은 방기곡경(蒡岐曲逕 : 바른 길을 쫓지 않고 그릇된 수단을 써서 억지로 한다)를 발표했었다.

2010년을 마무리하면서 금년도 다사다난했던 한해이었기에 과연 어떤 사자성어가 발표될까 기대가 된다. 기업에서도 한해의 성과와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하기도 하는 데 기업에서는 이를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기도 하고 기업체의 목표를 향한 슬로건으로 삼는 경우도 많다. 엊그제 발표된 LG전자의 경우 금년 영업실적 부진을 면하겠다는 각오가 담긴 올 사자성어를 와신상담(臥薪嘗膽 : 마음먹은 일을 위해 어려움과 괴로움을 참고 견딘다는 뜻)으로 뽑은 반면, 최고의 실적을 올린 LG화학은 파죽지세(破竹之勢 : 대를 쪼개는 지세)를 뽑아 내년을 기약하기도 하였다.

 올해 성과가 좀 부진했다면 마부작침(磨斧作針 :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정도의 노력)이나 권토중래(捲土重來 : 실패한 뒤 다시 힘을 쌓아 착수함)나 질풍경초(疾風勁草 : 세찬 바람이 불어야 비로소 강한 풀임을 알 수 있다)가 좋겠고, 성과를 어느 정도 거두고 더 많은 성과를 내겠다면 유비무환(有備無患)이나 주마가편(走馬加鞭), 전광석화(電光石火)과 같은 사자성어도 좋겠다.

용맹한 호랑이의 해가 가고 지혜가 많은 토끼를 맞는 이 시점에 자신에 맞는 사자성어를 하나 선정, 새해를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은 성 싶다. 필자의 경우 매년 새로운 사자성어를 선정하여 쓰기 보다는 가훈처럼 거실에 걸어 놓고 사용하고 있는 사자성어가 있다. 세심자신(洗心自新) 즉, ‘내 마음을 씻으면 스스로 자신이 새로워 진다’는 뜻이다

 

2010년 12월 17일 전라일보 15면, '젊은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