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
2011년 8월 23일 전라일보 15면, '젊은 칼럼'
나는 가수다
김철모/ 시인
‘남자의 자격’으로 시작된 방송가의 오디션 프로그램 운영의 열풍은 요즘 각 방송사마다 경쟁적이다. ‘위대한 탄생’, ‘기적의 오디션’, ‘불후의 명곡’ ‘코리아 갓 탤런트’ 등으로 이어진 오디션 프로그램은 ‘나는 가수다’로 절정을 이룬 듯 하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인기 속에 진행된 ‘위대한 탄생’과 ‘나는 가수다’ 프로는 그간 얼굴위주로 또는 신체조건 위주로 방송이 이뤄지던 틀을 깨고 정말로 노래를 잘 하는 예비가수나 기성가수만이 살아남는 생존경쟁의 엄연한 현실을 노래로써 몸소 보여 주었다.
특히 ‘나는 가수다’ 프로는 연일 많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냉정한 시청자들의 평가와 함께 경쟁에서 진 가수는 불명예로 탈락하는 가하면 그동안 얼굴없는 가수로 시청자들에게 그리 낮 익지 않는 몇몇 가수는 이번기회에 강력하게 빛을 발했다. 그중 그동안 피를 말리는 경쟁에서 살아남은 김범수, 박정현 등은 곧 명예로운 은퇴식이 예정되어 있다. 지난 5월, 임재범의 ‘너를 위해’ 가창력에 반하고 윤복희 노래 ‘여러분’ 열창을 보면서 관객들과 같이 눈물을 흘려야 했던 필자로써는 ‘나는 가수다’ 매력에 단단히 빠진 듯 했다. 몇 해 전부터 불어 온 아이돌 가수의 열풍, 이를 잠재우는 최면제가 되었던 이번 프로는 노래의 유행, 패션계의 변화무쌍한 유행처럼 광고계까지도 영향을 미치게 하였다. 김연아, 고소영, 이영애 등으로 이어지던 국내 광고계에 김태원, 박칼린, 박정현, 임재범 등의 대거 등장은 신선한 충격을 주었는가 하면 이런 변화는 엄청난 파괴력이자 충격이었을 것이다. 과거 같으면 이들에게 과연 광고의 혜택이 주어졌을까.
그만큼 대중의 힘은 대단한 것이다. 또 다른 시각에서 보면 그간의 우리 사회에 만연되었던 학연, 지연, 혈연으로 이어져 왔던 사회적 병패를 은유적으로 비판하는 데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메시지로 전달되면서 매력으로 작용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프로그램의 단순한 인기를 떠나서 늘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우리사회에서 뭐하나 자기만의 색깔 있는 노력이 대접 받는 사회, 관념에서 벗어나 모양새가 아니고 누가 더 우리조직에, 우리 사회에 필요한 사람인지 냉정하게 판단하는 인식을 전환하는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따라서 근간의 이 프로가 이 사회의 주류를 이뤘던 사람들만 존재하는 세상이 아닌, 비록 거기에 참여하고 주도하지 못한 비주류라 하더라도 그들에게도 희망이 있고 살맛나는 세상으로 변화시키는 바이러스가 되어 시청자 염원의 꽃이 활짝 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