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2-또 하나의 행복

고창 청보리 밭(38)

goldenfiber 2012. 1. 12. 16:27

 

고창 청보리 밭



어릴 적 쉬는 날이면

우리 집은 보리 베는 날이다


보리밭 열기 턱밑까지 찰 즈음

현충일 싸이렌 소리에 묵념

이삭줍기가 이어지고

보리 탈곡기 애처롭게 통통통

아이들 꺼끄러기 잊은 채

보릿대 신나게 쌓고 있다


단체로 줄지어 보리밭 밟기

청보리 타작 숯덩이 칠,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드넓은 푸르름 보노라면

터져 닫아지지 않는 가슴


긴 동면 끝내고

녹색바람 일어나는 들판에

푸른 꿈 먹고

어린아이들도 같이 자란다.


청보리 축제 날

병아리 옷 입은 꼬마들 떼 지어

그 푸르름 가슴에 담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