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2-또 하나의 행복

안면도 꽃 박람회 (39)

goldenfiber 2012. 1. 16. 13:20

 

안면도 꽃박람회



검은 기름띠가 뒤 덮을 때

우리는 희망도 용기도 없었다


인간의 무한한 욕심이

조상대대로 일구어 온 터전

검게 물들이고

생물이라고는 아무 것도

버티기 힘들었던 태안


구름처럼 몰려온 자원봉사자

한 뼘씩, 한 평씩 검은 장막이 걷어내자

거기서 환한 웃음꽃이 피어났다


꽃도 웃고, 사람들도 웃고

식물도, 인간도 모두

얼굴에 웃음 가득


빨간 장미 선을 긋고

노란 튤립 행진을 하면

꽃지 해수욕장 바람들이

유채꽃과 함께 춤을 춘다.


다시는 검은 재앙이 오지 않는 세상

갈매기와 물고기가

마음대로 떠 노는 바다


그런 희망을 염원하며

꽃땅(花地)에 무지개를 우린 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