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3-봄은 남쪽바다에서 온다

어머니 떠난 지 (1)

goldenfiber 2013. 1. 2. 18:37

 

 

 어머니 떠난 지



수없이 걷던 서당봉

낯익은 소리가

띠밭에서 들려온다.


‘막둥이 왔냐?’

‘예 어머니! 막내아들 왔어요’

‘그동안 잘 있었냐?’

‘예. 죄송해요 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말꼬리 흐리며

빠른 걸음 쫓아갔건만

다닌 길만 남긴 채

모습 없는 어머니


6년 전 생전모습 보고

어머니와 이야기하러

찾아 온 산소에는

철쭉 몇 그루만 덩그러니


짧게 잘린 머리하고

오늘은 막내아들 오려나


얼마나 기다렸을까

진작 겨울 잠 깨어

연두 옷 입고 기다려도

썩을 놈의 아들은 소식이 없고


기다리다 못해 휑하니

쑥 패인 눈자위


‘어머니 죄송해요’


어머니 가슴에

카네이션 한 다발

눈가에 벌써 이슬이 흐른다.


2010. 5.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