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마원 성지

goldenfiber 2013. 10. 6. 10:29

 

 

 

 

 

 

 

 

 

 

 

 

 

 

 

 

 

구름도 쉬어 간다는 새재 바로 밑,

경북 문경시 문경읍 마원1리에 위치한 마원성지는 병인박해 당시 목숨을 잃은 박상근 마티아 등 40여명의 순교자들이 살았던 신앙의 터이다.

 

순교자 박상근 마티아는 문경 토박이로서 아전(하급관리)이었다. 아마도 신유박해(1801년)이후 이 지방으로 숨어든 충청도 신자듥화 접촉을 하게 되면서 지방인으로서는 비교적 빠른 시기에 입교하게 되었을 것이다

깔레 강신부의 전교 기록에 보면 문경에서 가까운 백화산(1063.5m) 넘어 중 허리에 자리잡은 한실에 교우집이 서너집 무리지어 산재하고 있었다 하는데 이 곳 교우들의 영향으로 자형(예비자)와 숙모 홍마리아 등 이 집안이 천주교를 믿게 된 것 같다

1866년 병인박해 봄 깔레 강신부의 전례기록에 나타난 박 마티아는 신앙심이 대단히 강했다. 이 지방에 와서 전교하시던 깔레 강신부님을 자기 집에 은신시켜드릴 수 있었던 것은 당시로서는 죽음을 각오한 용기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친구를 통해 신부님의 신변의 위협을 전해 듣고는 새벽에 신부님을 피신시켜 드리기 위해 생전에 겪어 보지 못한 고생을 감내했다.

익숙치 않은 험한 산길에서 넘어지고 허기와 갈증을 느껴야 했다. 그러면서도 돌아 갈 것을 명령하는 신부님을 뒤로하고 돌아 설 수 없어 신부님과 함께 죽게다는 대답하는 모습 속에서 비장한 순교의 의지를 역역히 읽을 수 있다.

백화산 산중에서 이별 장면은 눈물겹다. 비록 짧은 기록이지만 이 기록속에 나타난 박 마티아는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훌륭한 신앙인이었다.

순교자 박 마티아는 깔레 신부님과 이별의 한을 품고 숨어지내다가 1866년 겨울 체포되었다. 마티아는 아전이었기에 문경현감과 친분이 두터워서 현감은 마티아에게 신앙을 버리면 묵인해 줄 것이라고 설득하였다.

그러나 그는 끝내 현감의 간곡한 권유도 마다하고 상주목으로 이송되어 순교했다. 때는 1866년 12월 21일 나이 서른에 장한 순교의 월계관을 쓴 것이다

(마원성지 박상근 마티아 순교비에서)

 

마원은 본래 조선시대 마포원(馬包院)이 있었던 터라 '마포원','마원' 또는 '마판'이라고 불린 이 지역은 1914년 행정구역 개편시 신동면 무어리 일부를 병합해 '마원리'라 하고 문경군에 편입되어 오늘에 이른다

마원에는 일찍이 1801년 신유박해 이후 충청도 지역의 교우들이 박해를 피해 새재를 넘어 모여 들면서 복음이 전해지지 시작했다. 한실, 문경, 여우목, 건학 등과 함께 마원은 교우들이 화전을 일구어 모여 살았던 유서 깊은 교우촌이다

그러던 중 이곳에 박해의 회오리가 불어온 것은 1866년 병인년의 일이다. 서슬 퍼런 탄압은 새재를 넘어 이곳 마원에까지 들이 닥치게 되었고 이 때 마을의 교우 40여 명이 충주, 상주, 대구 등지로 압송되어 갖은 고문과 혹형을 당한 끝에 순교했다.

순교한 박 마티아 시신은 그 가족들이 수습하여 고향에 안장하였는데 1983년 초 안동교구 김욱태 레오 신부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마원리 박씨 문중 산에 대대로 내려오는 묘가 있었는데 여러 정황과 증인들의 증언을 종합해 볼 때 이 묘가 '치명일기'에서 말하던 순교자 박 마티아의 묘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래서 1985년 9월 현재의 위치에 조성된 새 무덤으로 이장하였다.

안동교구는 마원에 순교 성지를 조성키로 결의하고 유해를 모신대 이어 다각적인 성지 개발 계획을 활발하게 추진하는 한편 순교자의 뜻을 기리기 위해 성지를 개발하고 아울러 경상북도의 사도인 깔레 신부와 순교자 박 마티아의 장한 믿음과 숭고한 우정을 상징하는 동상과 대형 십자가, 십자가의 길, 성모상을 세우고 1996년 10월 동상 제막식을 가졌다.

중앙고속도로와 국도 3번,34번 사이에 위치해 다소 답답함을 느낄 수 있는 마원성지는 성지를 거뜬이 지키고 서 있는 노송의 풍체에서 규모면에서 크지 않은 성지지만 오직 믿음만을 지켜온 순교자 박 마티아의 순고함을 기리는 성지로서 신앙심의 은은함을 피워내고 있다.   

마원성지를 찾기 위해서는 문경읍내에서 마원1리 마을회관 바로 옆이 성지 주차장으로 마을회관을 찾아가는 것이 쉬울성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