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늦은 '귀향'
온 국민의 흉금을 울린 영화 '귀향'
때 늦게 '귀향' 영화를 관람했다
채 피어보지도 못하고 먼 이국 땅에 생을 마감해야 했던 고귀한 청춘들
이제 혼백이 되어 고향에 돌아 왔다
이들에게 도대체 무슨 죄가 있기에...
이런 고통을 안겨 준 당시 위정자들과 세대들
그리고 아직도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지도, 그 죄를 인정하지도 않으면서
이들은 '위안부'문제가 다 해결된 양, 치적으로 하는 사람은 무엇인가
후손들에게는 자발적으로 나섰다는 말로 교과서를 만들어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일본제국주의자들
그들의 진실한 역사관은 언제 정립될 것인가
위안부 문제가 다 해결되었다고 합의해 놓고
이제와서 교과서에 당시 일본정부의 책임은 아무것도 없다고 하는 것이 결국 고도의 외교전략이란 것을 왜 일찍 깨닫지 못했을까
우리가 한 두번 속은 자들도 아닌데 이번만큼은 믿고 싶었는데 혹시나 했던 것이 역시나로 바뀐 현실이 만시지탄이다
일본은 그렇다손치더라도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 정부는 무엇이며, 이를 규명하고 밝혀야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또 무엇인가
잘못된 역사는 덮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그 불신은, 배신감은 더 더욱 커질 것이다.
영화가 흐르는 내내 가슴 먹먹하고 한숨만 연이어 나오고 있다
인간이 인간이 아니었고 그들은 그냥 물건에 불과했다
아쉬울 때는 취하고 쓸모 없을 때에는 가차없이 버리는 인간 말종의 인간들,
그들이 지금도 버젓하게 이 지구 인류의 한 일원으로써 우리와 함께 숨쉬고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원통하고 분할 뿐이다
어머니 왜 나를 낳으셨나요?
김철모
이름도 성도 모르는 곳
말도 통하지 않는 놈을 상대로
오늘도 초야를 치뤄야 한다
차라리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던
이놈의 몸뚱아리
한 가닥 살아야 한다는 희망으로
오늘도 지옥의 길을 고통으로 걷고 있다
한 없이 흐르는 눈물은
아직 피지도 않은 볼에 고랑을 내고
어머니를 부르고 또 부르며
입을 틀어막고 오늘도 뜬 눈으로 아침을 맞는다
딸을 보내며
동구 밖에서 울고불고
땅을 치던 울 어머니
한 쉼도 자지 못하고
눈물바다를 이룰 것이기에
어떻게 하든 살아야 한다
망신창이가 된 몸이지만
뼈라도 고향에 묻어야 한다면
이를 악 물고
또 한 놈을 해치워야 한다
어머니! 왜 나를 낳으셨나요?
어머니! 나를 위안해 줄 사람은 어디 있나요?
15.11 남경 이제항(利濟巷) 위안소 터에서
* 작년, 대한독립 임시정부 자취를 찾아 상하이에서 남경까지 올라 갔을 때
일본의 만행현장인 남경 이제항 위안소 터를 방문했을 때 느낀 감정을 적었던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