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박물관 개관과 익산 자긍심
국립박물관 개관과 익산 자긍심
김 철 모(시인, 전 익산부시장)
2020년, 쥐띠의 해에 들어서 익산에 참으로 큰 경사가 났다. 다름 아닌 국립익산박물관 개관이다. 이번 박물관 개관은 익산시민의 숙원이었고 개관에 이르기 까지 행정은 물론 정치권, 학계, 시민의 합치된 익산 자존심 찾기 염원의 결과 아닌가 싶다. 그간 군불을 지펴오던 국립박물관 건립은2009년 미륵사지 석탑에서 사리봉영기와 화려한 사리장엄구가 나오면서 탄력을 받게 되었고, 2015년 백제 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가 가속을 더했다. 여기에 20년간 발굴조사 끝에 세월 속에 묻혀 있던 왕궁리 유적이 백제시대 왕궁 터로 알려지면서 익산이 고도(古都)로서 공주, 부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박물관 건립 명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왕궁리 오층석탑(국보 제289호)에서 발견된 사리장엄구(국보 제123호)와 입접리 고분에서 출토된 금동관모와 금동신발 등 익산지역에서 출토된 유물들이 익산 지역 내 보관되지 못하고 전주박물관등 흩어져 객지생활을 함에 따라 자존심에 적잖게 상처를 입은 익산시민들은 이를 보기위해 객지를 전전하는 노고를 감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그간 익산에서 출토된 많은 유적들을 보기 위해 타 지역까지 발품을 팔아야만 했던 시민들의 불편이 사라지게 되었고, 특히 백제왕도 익산을 방문하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이제는 한자리에서 왕도다운 익산을 제대로 모두 볼 수 있음으로 해서 시민의 자존심 회복은 물론 문화관광자원으로서도 무한한 가치를 갖게 되었다. 또한 백제왕도 역사문화를 대외적으로 전하고 지역의 대표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특히 익산박물관은 다른 지역 국립박물관과 달리 미륵사지 현장에 ‘유적 밀착형 박물관’이자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땅을 파서 지하2층 지상1층으로 꾸미게 된 것은 타 지방 국립박물관과 차별화된 점이다. 더구나 1400년의 아픔 상처를 딛고 작년에 복원된 미륵사지 석탑을 곁에 두고 있다는 점과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장엄구가 55년 만에 익산의 품안으로 돌아왔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이런 면에서 국립익산박물관 건립은 백제왕도로서 역사 바로 세우기 표석이 될 것이고 호남의 3대 도시로써 자부심과 문화도시로써의 자긍심이 함께 살려내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라도 그간 소원했던 익산시민의 자존심을 회복한 만큼 박물관과 더불어 많은 문화관광객들이 진정한 익산의 모습을 제대로 만끽하고 갈 수 있도록 연계사업을 서둘러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륵사지 관광지의 조속한 조성과 왕궁리 유적의 복원은 물론 미륵사지에서 왕궁리 유적 주변까지 잇는 일명 문화유적 탐방로 개설, 익산시가 신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홀로그램을 이용한 역사 문화자원의 과거와 현재를 융합하는 사업도 서둘러야 한다. 또한 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는 익산역을 중심으로 한 근대역사문화지구와 연계방안을 마련하여 익산시가 과거와 근대, 현재가 공존하는 명실공이 공간적 문화관광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부터 회복된 이 자긍심을 어떻게 유지, 보전하고 대외적으로 자랑할 것인가가 익산시민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박물관이 단순 유물을 보관 전시하는 공간만으로 활용하기 보다는 시민에게 더 많은 자긍심을 심어주고 그 자부심을 어떻게 지역발전의 추동력으로 엮어 갈 것인가를 모든 시민이 머리를 맞대고 묘안을 짜야 한다. 그것만이 곧 역사도시, 문화도시 익산의 자긍심을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