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총선이 남긴 숙제(200511 익산신문)
2020 총선이 남긴 숙제
김 철 모(시인, 전 익산부시장)
코비디-19(covid-19) 국난 중에 4.15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다선의 중진이 떠나고 신인이 대거 등장했다. 선거결과 여당이 비례정당까지 포함해서 180석이라는 경이적인 결과로 완승했다. 아마도 국민들은 국정의 혼란보다는 문재인정부의 후반기 국정운영의 안정을 열망한 결과로 보고 있다. 반면 대안도 없이 싸움질만 하는 야당에 대한 냉혹한 심판이기도 했다. 금배지를 달고 나면 자만에 빠지는 자들에 대한 엄중한 경고가 아닌가 싶다. 특히 수도권에서 결판을 낸 선거였다.
총선이 남긴 결과물과 과제
이번 총선에서 여대야소 정국이 형성되었다. 개헌 말고는 국회에서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여당은 힘을 받게 되었고 다소 험로를 걷던 개혁작업은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힘 있는 자들의 준동을 벌써부터 경계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왜곡은 우리나라 정치는 안되는 게 없다는 것을 무한이 보여준 악습이었다. 선거법 개정에 힘을 보탰던 소수당은 본전도 못 챙기는 성적표를 받았다. 순수한 것인지 정치를 몰랐던 것인지. 세상에서 믿지 못할 사람이 정치인임을 여실히 보여준 대목이다. 낙관론이 비관론으로 바뀐 형국이다. 또 하나 이번 총선이 낳은 문제는 그동안 없어졌던 호・영남 지역주의가 부활이다. 과거 동서로 갈라진 민심으로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고통받고 국력 낭비를 초래하였던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또 코비디-19사태로 땅에 떨어진 바닥경기는 선거에 함몰되어 이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다.
풀어야 할 숙제
제21대 국회의원 임기가 곧 시작된다. 이제부터 풀어야 할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이 과제를 풀지 않으면 국민들이 밀어준 민심을 배반하는 것이다.
그 첫째로 당장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코비디-19사태로 영세사업자, 자영업자 등은 길거리에 내 앉았고, 중소기업, 대기업들은 판매부진으로 공장을 폐쇄하고 희망퇴직과 무급휴직을 단행하고 있다. 실업자가 급증하고 노숙자는 그나마 갈 곳이 없게 되었다. 이제 정쟁은 중단하고 정부와 국회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국민의 먹고 살아가는 문제를 해결에 나서야 한다.
두 번째로 여야가 협치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간이다.
거대여당이 되었다고 자만하거나 오만하지 말아야 한다. 야당이 야당답지 못해 얻은 반사이익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또 국민의 선택에서 밀린 야당도 이제는 견제도 좋지만 싸움만 걸지 말고 협력해야 한다. 종국에는 국민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봐야 한다.
세 번째로 정치권의 몰염치를 봤던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목소릴 담을 수 있는 소수정당 존재를 위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보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석패율제를 도입해서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다양한 계층의 요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위성정당의 발현을 원천으로 봉쇄하는 입법도 필요하다.
네 번째, 제발 싸움은 그만하고 일하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
국민의 선택은 누가 좋아서 아니라 최선보다는 차악을 선택했는지 모른다. 많은 국민들의 선택은 제발 일하는 국회가 되어 달라는 국민적 욕구라 생각한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과 행복한 나라를 위한 정책개발과 의정활동을 기대하고 있다. 공약 지키는 것은 당연하다. 힘 있다고 목에 힘주지 말고 힘없다고 너무 기죽지 말자. 잠시 맡겨 놓은 권력이 영생할 것으로 생각하는 우둔한 자가 되지 말자. 국민들은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는 정치인을 갈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