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답답한 마음은 언제 풀어 줄 것인가
국민의 답답한 마음은 언제 풀어줄 것인가
김철모(시인, 전 익산부시장)
기대가 컸던 2020년이 시작된 지 11개월이 지나고 있다, 그러나 그 기대는 기대로 끝나고 절망만 남은 것이 현재의 심정이다. 코로나19(COVID-19)로 꽁꽁 얼어붙은 경제얼음은 아직도 해빙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길거리에 나 앉은 지 오래고 한 가닥 희망으로 버티던 소상공인들도 지칠 줄 모르고 불어오는 코로나 열풍에 맥없이 나가떨어지고 있다. 날이 갈수록 진정되리라는 코로나 피해는 10월말로 확진자 숫자가 26천명이 넘어서고 사망자도 470명을 육박하고 있다. 그간 외국에서 전례없는 국민의 일상생활까지 담보 잡힌 방역대책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묻고 싶다. 확진자와 사망자 통계로 외국과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단 한명이라도 국민의 생명은 고귀한 것이다.
더구나 정부여당이 밀어 붙쳤던 임대차3법의 극약처방은 곳곳에서 그 약효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으며 전세물량 전무라는 다른 방향으로 부작용이 심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정부와 여당이 제대로 현실인식을 하지 않은 채 국민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국민적 대외명분에 급급한 나마지 앞날을 내다보지 못하고 졸속으로 추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또 하나 국민의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것은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의 충돌로 국민들에게 피로감은 더하고 있다. 검찰개혁의 본론은 사라진지 오래고 장관과 총장의 힘겨루기와 사적감정을 앞세운 지나친 자기 과시욕으로 그나마 불편한 국민의 심사를 더 어지럽히고 있다. 피해자 구제는 뒤로 밀린채 중죄인 피의자 말 한마디에 임기가 명시되고 독립성이 보장된 검찰총장을 정치행위로 몰아가면서살아있는 권력 수사는 엄두도 못 낼 상황이 되었다. 장관이고 총장이고 둘 다 대통령이 임명한 자리임에도 자기만이 선출된 권력의 집행자라고 우기는 것도 낯 뜨거운 일이다. 역할만 다를 뿐 국민이 보기엔 둘 다 국민의 녹을 먹고 사는 공무원에 불과하니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지금 남북관계는 또 어떠한가? 무한포용으로 실마리를 찾아가는 듯하던 남북간 평화의 기류는 간데없고 찬바람이 쌩쌩부는 작금의 행태는 어떻게 국민에게 설명할 것이며 서해에서 벌어진 해양수산부공무원 피격사건에 제대로 대응 못한 정부책임은 또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더구나 최근 중국지도자가 6.25전쟁이 남침이 아닌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미국에 대항해 조선(북한)을 지원한 전쟁)이라고 한 발언에 대하여 그게 아니라고 당당하게 말 못한 것은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이라고 하더라도 너무나 초라하다. 냉엄한 국제간 외교전쟁이라고 하지만 틀렸으면 틀렸다고 왜 말하지 못하는 것인가. 6.25전쟁은 분명이 북한의 남침도발이고 수많은 대한민국 국군과 유엔군이 피 흘리며 치룬 전쟁인 것은 분명하다. 가관인 것은 그 사람들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정부당국자의 발언이 더 한심스럽다. 분명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 사이에 낀 우리나라의 외교전략은 매우 중요하다. 그에 못지않게 자국의 국격을 지키기 위한 정부의 당당한 외교 또한 중요하다.
2020년이 다 가고 있다. 마냥 코로나만 핑계 댈 상황은 아니다. 거대 여당을 만들어 준 국민의 뜻은 정국 주도권이 아니라 책임지고 야당과 협치를 통한 보다 생산적이고 무엇인가 국민의 답답한 마음을 풀어 주는 혜안을 내 놓아야 한다는 것이 명제일 것이다. 국민 앞으로 한 발짝 다가서는 정부여당을 국민은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