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언부언
아직도 가득한 눈
goldenfiber
2006. 1. 26. 12:46
폭설이 쏟아진 지 일주일
예전같으면 아무런 자취도 없을 법한 고향은
서당봉도 앞산도, 매봉제도
아직은 눈으로 가득하다
엇그제(1.7) 고향을 찾아
아직도 한 짐을 지고 끙끙대는
돼지막 지붕의 눈을 치우느랴
작은 상처지만 손에서 피를 보고...
논이며, 밭으며, 산이며, 들이며
아직도 지난 번 내린 눈으로 가득하다
전주쪽에는 먼 발치로 간간히 눈이 보이지만
원평을 넘어 솟톤제를 오를 나치면
태인, 옹동 들에 다다르자
온 천지가 아직도 눈 세상이 열리니
좁은 땅에 이런 세상천지 조화가 있을까
어릴적 소풍 길따라 삼선암과 향토현을 넘나 들며
추억이 서린 자라고개는 아직도
녹아 늘어 붙은 눈 얼음으로
오 가는 사람의 발목을 잡고 있으니
새 길 내 놓고 고향집 오가는 떠난 사람들
맘까지 얼어 붙게 한다
고향 지붕엔 아직도 두어 자나 되는 눈이
떡 버티고 녹을 준비도 없이
일전이라도 할 모양으로 있으니
가히 눈 폭탄이라해도 넘침이 있으리라
아버님이 갇혀서
구사 일생으로 살아 나셨다는 짝집은
이것 저것으로 어려운 세상살이를 포기하려는 듯
아직도 납작 업드려 일어날 생각을 하지않고
힘겨운 눈과의 전쟁을 하고 있다
90 객의 아버님도
해도 해도 너무 한다며
난 생처음 이런 꼴을 본다하니
년초부터 고향 땅을 장식한(?)
금년의 눈이 얼마나 냉 찬지
타향에 있는 우리동네 사람들
짐작하고 남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