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언부언

5월의 산

goldenfiber 2006. 5. 15. 13:19

<모과나무 분재>

 

시작하면 끝이 보이고

끝인가 하면 시작되는 게 인간들의 삶인가

 

오를 때는 힘들지만

정상에서 젖는 산행의 맛은 가히..

 

지난 주 토요일

완주군 동상면에 위치한 대아 수목원을 찾았다

 

지난 해 11월에 사무실에서 단체로 찾고

해가 바뀐 뒤 처음인 도 수목원 산행...

인공 미와 자연 미가 조화를 이뤄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지난 번에는 제1 전망대에서 제3 전망대까지 강행군하고

힘들어 했던 기억이 되 살아 난다

 

 

제1전망대에 올라 잠시 숨 고르며 물 한 컵 마시고

이번에는 여성들이 있어 무리하면 않된다는 그 핑계로 

제2전망대까지만 가기로 결정 했다.

 

그리 험한 길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근간에 골프 한답시고 놓아 버린 등산과 헬스 운동 부족인지

헉헉거리며 스스로 심한 고행 길로 만들어 가는 모습이

그리 반갑지 않았다

 

황사가 사라지고 난 자리에

송화 가루로 약간은 노랗게 물들은

먼 산과 하늘이 시야를 가리고 있지만

모처럼 찾은 5월의 산은 우리를 반기며

말 그대로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더구나 전날 내린 봄비 덕분에

체 머리의 물기도 마르지 않은 자태로

우리를 유혹하며 맞았으니....

 

눈 폭탄으로 얼룩진 지난 겨울의 기 시간을 지나

이른 3월부터 피어 나기 시작한 새 싹들

변덕 스런 4월을 지나면서 무난히 견디어 내고

이제 갓 피어 난 나뭇잎들과 조화를 이루며

연함과 진함을 겸비한 연두색 하고

태초의 청초함을 자랑하고 있는 모습이야 말로

아무리 유명한 화가라 하더라도

이런 자연의 춘경을 그려 낼 수 있을 까 ?

 

간간히 피어 있는 이름모를 하얀 꽃들이

집단을 이루며 5월의 산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등산로 옆 나란히 도열하고 있는 붉은 단풍은

때 아닌 꽃단장을 하고 계절을 시샘하고 있는 걸 보니

봄은 자연의 세상인 가 보다

 

햇볕은 따가워 여름을 회상케 하고

옅은 잎으로 두리워진 그늘은

멀리서 불어 온 봄바람에 시원하다라기 보다

찬기운에 몸을 움추릴 정도이니

산 정상에서 맞는 봄바람이야 말로

말을 살 찌운다는 가을바람과 뭐 별반 다를게 없지 않은가

 

 

<매화나무 분재>

 

내려 오는 길에 식물원에 들러

탐스럽게 열린 오렌지며, 바나나며, 파인애플이며

아름들이 선인장을 구경하고

 

조선에 있는 나무 군락은 다 모였는가

노쇠한 모습이 가득한 소나무에서부터 모과나무 등 갖가지 분재를 보면서

만고풍상을 다 겪은 부모님이 갑자기 생각 나는 것은

어찌 보면 인간으로서 당연 스러움이 아니 겠는가

 

식물원을 빠져 나오자 

자칭 5월의 꽃이라고 하는

이번에는 철쯕군락이 우리를 맞이 한다.

 

약간은 세월이 흘러 흰 머리가 간간히 섞인 브러치를 하고 있지만

철쭉 꽃의 장관은 이제 막바지

중반을 넘어서 여름으로 치닫는 5월을 아쉬워 한다.

 

이렇게 5월은 자연속에 살아나고

자연은 5월을 즐기며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