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언부언

가정의 달 5월

goldenfiber 2006. 5. 17. 13:53
 

가정의 달 5월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에 대한 수사가 많다.

계절 적으로도 해동(解冬)이 되는 3월을 시작으로

잎과 꽃이 피기 시작하는 4월을 지나

겨우내 잠자던 생물들이 본격적인 삶을 시작하는 5월이다

 

5월은 만물이 본격적인 생을 시작하는 시기라서 그런지 사람들의 보금자리라고 할 수 있는 가정에 관심을 부여하는 날들이 유난히 달력에 빼곡하다.

 

5. 5 어린이 날을 시작으로 올해는 부처님 생일 날(석가탄신 일)이 겸해 있고

5. 8 어버이날

5. 15 스승의 날이자, 성년의 날

5. 21 부부의 날

5. 31 단오

 

또한 올 5월은 한해의 농사를 대비하게 하는 기준점이 되어 왔던 조상님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절후와 각종 기념일 또한 다양하다.

 

5. 1 근로자의 날

5. 6 입하

5. 18 민주화운동 기념일

5. 19 발명의날

5. 21 소만

5. 25 방재의 날

5. 31 바다의 날...

 

더군다나 올해의 경우는 의미 있는날이 또 하나 추가되어 5월의 마지막 날을 장식하고 있다.

다름아닌 지역 일꾼을 뽑는 바로 5.31 지방4대 선거를 지루는 날 즉, 선관위 말대로 beautiful-day 이다.

그러고 보니 한달 31일중에 13일이 날마다 의미를 부여하는 날이 되어 버렸다.

이러니 남의 집에 돈 받고 일하는 사람은 일요일 말고도 3일이나 더 쉬는 날이 생겼고

(전국 학교의 70%이상이 휴교령을 내렸던 올해의 스승의 날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주 5일제를 실시하는 대기업의 입장에선 많게는 11일을 쉬어야 하기 때문에 돈으로 계산해 보면 재정적 손실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런 기념일들은 그 당일 말고도 나름대로 1년 내내 그 의미를 부여하여야 하겠지만 이 날만이라도 사람들에게 그 의미를 되새겨 보라는 뜻이 더 강하지 않을까

 

난 5. 8일이 월요일이라서 미리 5. 6 토요일 시골에 계신 아버님과 정읍에 계신 장모님을 찾아 보았다.

잠깐 들러 오는 길이지만 자주는 아니드라도 가까이서 찾아 보는 게 참으로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자주 자주 전화라도 드려 그간 안부와 목소리만이라도 들어야 되지만 어찌 맘과 뜻대로 되는가 살다 보면 잊고 사는 것을...

지난 달 말 어머님 2주기 때 1년만에 온 식구들 모두 모였지만 그것도 잠시, 다들 다음날 출근걱정에, 애들 걱정에 밤늦게 떠나오고 말았으니 어찌보면 시골집은 밀물처럼 왔다가 썰물처럼 사라지는 자식들 아닌가

 

우리집도 애들이 크고 보니 이제 제법이다.

이제 말을 안해도 카네이션이라도 챙겨주니 대견스러울 따름이다 

올해는 큰 놈이 일요일에 다음 주 수업을 위해서 제 하숙집으로 떠나면서 카네이션 두 송이를 사다가 작은 놈 한테 부탁하고 간 모양이다.

5. 8일 아침, 중학교 3년짜리 작은 놈이 눈을 비비면서 일어나더니만 형 방에 가서 카네이션을 찾아 온다

 그리고 제 손으로 그렸다고 그림편지까지 한장 들고...

맨날 그간 공부 부족하고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의 편지지만 그래도 대견스럽다

아니 둘 다 아프지 않고 그 정도 건강하게 커 준 것만도 다행스럽다.

 

 

 

선천적으로나 후천적으로 신체적 어려움이라도 있었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면 지금 이 상태만이라고 감지 덕지다

그러나 사람의 욕심이 여기서 어찌 그치겠는가

남의 집 애들보다 공부 잘하기를 바라고,

공부 잘해 좋은 대학 가기를 염원하고 있으니

이것이 나만의 과욕인가,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겪는 당연한 길인가

 

모 방송사에서 방영한 ‘노예 할아버지’사연으로 사이버 공간이 후끈 달아 올랐다.

이 방송이 나간 뒤 인권 사각지대에 방치된 피해자들에게 해결책을 찾아 줬다는 평이 있는 반면, 남의 불행을 상품화 했다는 비난도 있었다.

 

또한 그렇게 되기까지 그 원인을 가지고도 논란이 많았다 .

불쌍한 사람 거둬줬다는 인습과 관습이 그런 학대를 가능케 했다는 지적이 있는 반면, 당사자 자신의 문제는 없었는지, 가족의 책임은 없었는지, 전적으로 사회가 책임을 져야 하는 건지 등등 의견도 분분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인권은 고귀한 것이고, 그 누구도 이를 유린하거나 유린당해서는 않된다는 데는 이의가 없는 것 같다.

 

가정의 달 5월 

밖은 선거판으로 어수선 하지만

한번쯤 부모님 찾아뵙고, 가까운 형제 자매 찾아 보는 게 어떨가?

그리고 우리 주변에 '노예 할아버지'와 같은 이런 모습은 없는지 뒤 돌아 볼 일이다


200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