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칠석(七夕)날
7월의 마지막날
중복이 지나더니 말복도 오기전에 한달을 접는다.
유달리 다른 해에 비해 비 피해가 심한 올해는
7월을 접고 8월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혼란 스럽게 한다.
한쪽에서는 수해로 난리고 한쪽에서는 피서 한다고 북새통을 이루니 말이다.
무더위라도 좋다
이제 휑하니 뚫린 하늘이 찡그린 얼굴을 펴고 환하게 웃었으면 좋겠다.
더구나 남부지방에는 본격적으로 시작된 복더위에 맞춰 오늘이 칠석이다.
칠월 칠석은 음력으로 7월 7일날로
칠석날 저녁에 은하수의 양쪽 둑에 있는 견우성(牽牛星)과 직녀성(織女星)이 1년에 1번 만난다고 하는 전설에 따라 별을 제사지내는 행사이다.
옛날에 견우와 직녀의 두 별이 사랑을 속삭이다가 옥황상제(玉皇上帝)의 노여움을 사서 1년에 1번씩 칠석 전날 밤에 은하수를 건너 만났다는 전설이 있다.
이때 까치와 까마귀가 날개를 펴서 다리를 놓아 견우와 직녀가 건너는데, 이 다리를 오작교(烏鵲橋)라고 한다. 칠석 때는 더위도 약간 줄어들고 장마도 대개 거친 시기이나, 이때 내리는 비를 칠석물이라고 한다. 이 시기에는 호박이 잘 열고, 오이와 참외가 많이 나올 때이므로 민간에서는 호박부침을 만들어 칠성님께 빌었다
그 어린적 칠석날이면 동네에는 모두다 모정으로 나와 칠석먹이를 하는 추억이 있다.
시골에서 태어 난 사람이라면 그 아련한 추억이 남아 있으랴
모정이 마을 맨 아래에 위치한 우리 동네에서는
한참 김메기 해야할 일 손을 모두다 잠시 놓고
동네에서 나름대로 농사를 많게 짓는 집이나 집안에 좋은 일이 있는 집에서 막걸리 몇통씩 내놓고
동네사람들이 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모정에 모여 삼복 더위도 피하고,
한해의 농사에 대한 풍년도 기원하고 동네에 대.소사도 논의 하는 장이 열린다.
그러다가 흥이 나면 장구를 들고 나와 한바탕 육자베기와 유행가 어울린
말그대로 모두가 가수가 되고 모두가 관객이 되어 동네 큰 잔치가 열린다.
지금같이 조직적인 팬클럽은 없으되 당연 그날은 노래 잘하는 사람이 대단한 인기몰이를 한다
이윽고 흥이 돋아지면 이어지는 것이 농악이다.
모정을 계속해서 돌면 사물이 앞에서고, 어깨춤 추는 동네 사람들이 뒤를 잇는다
민초들의 한과 얼을 마음껏 내 맽을 수 있는 것 농악.
누가 먼저라기 앞서 모두가 어깨를 들석이며 한 판 놀아 본다
그 사이 어린 애들은
칠석 덕분에 어른 들의 틈바구니에 끼여 수박이며 참외며 과일들로 모처럼 포식을 하고
통상 어른들로 가득차던 동네 모정에 애들이 자유롭게 출입하는 시간이기도 한다.
칠석 날 저녁
애들은 이 집 저집에 모두들 모여
마당에 넓게 펴진 멍석에 누워, 진하게 모기불 피워 놓고 하늘을 보면 견우와 직녀가 건너는 은하수를 바라보며 꿈을 키운다.
분명 견우와 직녀가 은하수를 건너 사랑의 상봉을 하고 있음이다.
빗 방울이라도 몇 방울 떨어지면 만남의 눈물을 흘린다고 우리는 믿었다
1년에 한번 만날 수 밖에 없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며
얼마나 애절하고 슬픈일인가
지금은 은하수와 같이 이어주는
대중 교통 수단이 있고 유 .무선을 통한 대화가 있어 얼마나 행복한가
칠석이 지나고 나면
가을을 재촉하는 백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춰 놓아다는 백중(百中,百種), 말복과 입추가
기다리고 있다.
올해는 다른해와 달리 4년만에 차아 온 윤달이 있어 추석이 늦어 지겠지만
한참 익어가는 벼들이 마무리 작업을 해야 하는 때는 알리는 것이다
7월 칠석
백중과 함께 시골에서 커 나온 사람에게는 많은 추억과
우리 들에게는 아름다운 사연과 꿈을 선사하고 있었다.
2006년의 칠석
한주를 시작하고, 7월을 접고 8월을 넘는 하루 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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