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堂峰 문학활동

부디 영면 하소서(조시)

goldenfiber 2012. 8. 16. 18:28

부디 영면 하소서 (弔詩)

- 작은 할아버지께 바칩니다 -



서당봉 자락

한 일가의 둥지 틀었던

150여년 전의  터에서

6남매 막내로 태어나


나라를 잃는

일제치하의 수모와

쓰라린 민족상쟁

역사 현장을 거쳐

초근목피 하던 시절을

과거로 묻고


한 평, 한 평

땅 일구고

하나 하나 7남매

씨 뿌려 지탱해온

93년의 세월


모질고 긴 임진년 여름

폭염과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

우리 집안에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한 세대의 큰 등불이 커졌습니다.

 

집안의 대소사마다

일가의 어른으로써

집안의 화목과

우애의 모범 보이시고


집안의 어려운 일에

정신적 지주와

늘 중심이 되셨던

어른이셨는데


이제 우리는

누구를 의지하고

그 고귀한 조언 받을 지

앞날이 캄캄 합니다



작은 할아버지!

동(東) 자(字) 시대를 접는 날

2012년 8월 5일


종조부 부음에

3형제 할아버지 손

다같이 모여

슬픔을 삼키며

지난 자취를 더듬어 봅니다.



일찍이 

당신이 만들어 놓은 자리

입추지절에 잠시 열고 들어가

비록 몸은 떠나지만

그 정신 서당봉에

길이 남겨 주소서


작은 할아버지 !

그동안 지척에 두고

상면하지 못했던

할아버지도 뵙고

아버지와 형님도 만나서

못 나눈 이야기 나누소서


이제 남은 가족

이 슬픔 딛고 일어나

할아버지 유지 받들어

열심히 살아 갈 테니

걱정일랑 모두 잊고

무거운 짐 내려놓고

부디 영면 하소서 


 - 큰집 종손(從孫) 철모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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