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영면 하소서 (弔詩)
- 작은 할아버지께 바칩니다 -
서당봉 자락
한 일가의 둥지 틀었던
150여년 전의 터에서
6남매 막내로 태어나
나라를 잃는
일제치하의 수모와
쓰라린 민족상쟁
역사 현장을 거쳐
초근목피 하던 시절을
과거로 묻고
한 평, 한 평
땅 일구고
하나 하나 7남매
씨 뿌려 지탱해온
93년의 세월
모질고 긴 임진년 여름
폭염과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
우리 집안에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한 세대의 큰 등불이 커졌습니다.
집안의 대소사마다
일가의 어른으로써
집안의 화목과
우애의 모범 보이시고
집안의 어려운 일에
정신적 지주와
늘 중심이 되셨던
어른이셨는데
이제 우리는
누구를 의지하고
그 고귀한 조언 받을 지
앞날이 캄캄 합니다
작은 할아버지!
동(東) 자(字) 시대를 접는 날
2012년 8월 5일
종조부 부음에
3형제 할아버지 손
다같이 모여
슬픔을 삼키며
지난 자취를 더듬어 봅니다.
일찍이
당신이 만들어 놓은 자리
입추지절에 잠시 열고 들어가
비록 몸은 떠나지만
그 정신 서당봉에
길이 남겨 주소서
작은 할아버지 !
그동안 지척에 두고
상면하지 못했던
할아버지도 뵙고
아버지와 형님도 만나서
못 나눈 이야기 나누소서
이제 남은 가족
이 슬픔 딛고 일어나
할아버지 유지 받들어
열심히 살아 갈 테니
걱정일랑 모두 잊고
무거운 짐 내려놓고
부디 영면 하소서
- 큰집 종손(從孫) 철모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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