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논골담길

goldenfiber 2015. 9. 20. 14:00

 

 

 

 

 

 

 

 

 

 

 

 

 

 

 

 

 

 

 

 

 

묵호등대에서

 

오징어잡이 나간 아버지는

오늘도 소식이 없고

마실 나간 누나는

논골담길 오르더니만 소식이 없는데

 

저 멀리 독도에서 일은 바람

몸 낮춰 동해에 옥색바람 일으니

묵호항에 부딪치는 하얀 물보라

백설 한 백설로 몸 사른다

 

아버지 소식 들을려나

오른 등대길

만복이도 집나가

오늘도 소식이 없단다

 

저 파도 잦아지던 시간에

저 바람 묵호항 옥색치마 펼치는 때에

텅 빈 갑판

아버지도, 누나도 소식 전해 왔건만

 

보고픈 집 나간 만복이는

오늘도 소식이 없네

동해 저 파도

다시 거친 숨 쉴 즈음이면

논골 담길 휘졌고

꼬리치며 돌아오겠지?

- 15. 9

 

 

1941년 개항하여

성업을 이뤘던 묵호항도 쇠락의 길로 접어들고

골목마다 사람이 넘치고

주막집 아줌마 웃음소리가 넘쳤던 곳

동네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녔던 곳에

이제는

동해의 옥색바람과 옥색파도만이 넘쳐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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