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지금

어머니 3주기를 지내고

goldenfiber 2007. 5. 16. 11:02

 

3년 전 5. 18일 어머니는 하늘 나라로 소천하였다

 

오늘(5.15) 고향땅 지사리에서 병원에 계신 아버지를 홀로두고 형제간들끼리

어머니를 기리는 3주기 방안 제사가 있었다

 

사정이 있어서, 그리고 멀리 떨어져 있어서

불가피 참석치 못한 누나들과 형을 제외하고 5형제 식구들끼리 단촐하게

살아 계실 때 어머니가 남겼던 이야기들을 나누며 지냈다

 

거년에도 아버지가 허리를 다쳐 병원 신세를 지고 있어 어머니 제사에 참석하시지 못하더니

올해도 다시 찾아 든 허리와 별로 반갑지 않은 뇌경색의 초기 증상이 있어 더욱 우울하게 만든다

 

사람이 왔다가 가는 것은 세상의 이치이고

이 세상에 한번 온 사람은 반드시 가게 되는 것이지만

그 만남과 헤어짐이 어찌 기쁘고, 슬프지 않겠는가

 

시간이 갈수록 기운 차려 다시 일어 날 기력이 떨어지는지

점차 이글어져 가는 초취한 아버지의 얼굴 모습

자식들 많아도 뭐 하나 제대로 할 수 없는 나약한 촌놈 자신의 처지가 한심 스럽고

기껏 노인병동에 맡겨 놓을 수 밖에 없는 이게 전부라는 걸 느끼면서

93세 노구, 아버지의 끝 자락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모두가 잠들어 가는 시간

유달리 오늘따라 집앞 논다랭이 개구리는 떼지어 청승맞게 슬프게 운다

비가 오려나....

낼 모레 모내기를 위해 다져 놓은 논 바닥을

저녁내 갈고 다니면서 사람 맘을 심난하게 만든다

 

몇 주만에 다시 찾은 고향 땅

고요속에 파묻혀가는 변한 건 없는 고향

앞산의 나무들만 새로 피어 난 옷 입고 한창 빛을 내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사람만 변하는 것 같다

 

고향땅 지사리가 오늘따라 더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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