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지금

임실이야기1

goldenfiber 2007. 5. 17. 20:13
 

임실이야기


 

낮 설고 물 설은 임실로 떠나는 사람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때늦은 꽃샘추위는 2003. 3. 17 이날도 심술이 대단했다

공무원이 종이 한 장이면 미련없이 떠나야하긴 하지만 막상 15년간 동안 정들었던 도청을 떠나

아무도 아는 사람없는 임지 임실로 가야한다고 생각하니 허허벌판에 내몰린 망아지처럼 모두가 야박하기만 했다 .

 

새로운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성격,

그러나 한번 정들면 못내 그 자리를 떨치지 못하여 엉엉 울었던 지난날의 기억이 다시금 흘러간다

처음 눈에 들어 온 임실은 군 소재지라고해야 시골 촌 동네 모습 그대로 였다

물론 과거에 한번쯤 군청에 출장나와 겉모습은 보았지만

어지간한 면소재지 모습보다도 못한 임실읍의 형국(?)은 겁먹은 나를 고향 품으로 인도하는 기운을 주는 것 같았다

 

인구 3만 5천명에 무얼하나 이거나 내놓고 자랑할만한 것이 없는 소박한 열매의 고장,

이것이 임실에 들어선 나의 첫 느낌이었다

그러나 그곳도 사람사는 곳임에 틀림없었고 여느 지역에 존재하는 인간사, 세상사도 어김없이 펼쳐지고 있었다

사람들이 주위환경이 바뀌고나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에 동물적 감각으로 보호색을 띠며

 탐색전에 들어가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더구나 한번쯤 하고픈 면장의 위치에 서지 못하고 가자마자 불운인지 행운인지

본청 과장이란 직함을 얻게 되었으니 과연 내가 이 자리를 버티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걱정이 앞섰다

 

더군다나 자리도 잡기 전에 몇몇의 현안들이 한번 해보자는 투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과장에 대한 기대는 컸기 때문에 일단은 정확한 저간의 사정을 들어 보는 것이 중요했고

그에 대한 나름대로의 대안을 가지고 당사자와 대화를 계속해서 하는 것만이

문제를 풀어가는 중요한 Key라 판단되었다

어느 조직이든 외곽에서 보는 시각과 내부에서 보는 시각이 같을 수는 없다 .

 조직 내부는 내부대로 말 못할 고민이 있는 법이다.

다만, 서로 다른 시각을 어떻게 그 간격을 좁혀 주는 냐가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렇게 임실 이야기는 시작된다


2003. 3 .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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