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야구가 인기라면서요?
지금부터 30~40년 전 70년대 초반, 축구보다는 야구가 인기 절정을 이룬 때가 있었다
당시만해도 프로 야구가 생기기 전이니 아마 야구가 주종을 이뤘고 그 중에 단연 꽃은 고교야구
당시 라디오로 밖에 들을 수 없는 실황중계 방송였지만 '황금사자기', '청룡기' 등등 ...고교야구 중계는 여름 밤을 열광케 하였다
특히 군산상고의 역전 드라마는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라는 이름과 함께 어찌 보면 야구의 인기를 더 했다고 할 수 있다
시골 동네에서도 야구 붐이 일기 시작한다
제대로 장비를 갖추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기에 임시방편으로 시골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은 다 동원되어졌다
비료부대로 피쳐와 야수들의 글러브를 만들고, 볒짚으로 포수 미트를 만들어 입혔는가 하면 시멘트 부대(포대)로 포수의 글러브를 만들었다
그것도 모자라 외야수는 주로 맨손으로 날아오는 공을 받아 내기가 일쑤였다
당시 공은 요즘같은 전문 야구공은 상상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유일한 것이 독공(돌처럼 단단하다해서 지어진 이름으로 기억됨) 이었고
잘 부러지지 않는 나무를 잘라 잘 깍아 야구 방망이를 만들었다
구장은 주로 남의 선산 넓다란 벌안 아니면 밭으나 가을 추수 끝난후 논이 우리의 유일한 구장이었다
선대 묘 망친다고 내 쫓기고, 땅이 다져져 다음해 농사짓는데 힘들다는 이유로 가끔씩 주인에 의해 쫒겨 나가기가 일쑤 였던 우리의 구장 여건,
요즘, 모 tv방송 프로 덕분에 인기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
오늘 시골 야구의 옛 추억을 생각하며 예전에 같이 근무했거나 같이 근무하고 있는 동료들과 한판을 벌였다
사회야구가 서서히 태동하고 우리 회사도 주전을 선발하는 등 생활 체육으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이 시간에 필자도 젊음에 한번 편승해 본 것이다
팀 이름은 거창하게도 현재 근무하는 동료들이 한편이 된 인디언 무지막지팀으로,
예전에 같이 근무했던 여러부서 친구들이 모여 만든 보스톤 오합지졸 팀
곤색 티가 인디안 무지막지팀, 붉은 티가 보스톤 오합지졸팀
헛 스윙, 그래도 좋다
파울일까? 안타일까?
다들 투구 폼은 왕년의 선동열 부럽지 않다
투수의 폭투는 말 할것 없었고, 타자 또한 헛 스윙은 당연지사
전문 투수가 없다보니 선수 중 절반이 투수와 타자를 번갈아 하는 기이한 팀 플레이
간간이 터진 2루타성 안타는 야구의 짜릿한 묘미를 더해만 갔다
아무리 무지막지하고 오합지졸한 팀끼리의 자웅을 가리는 승부지만 그래도 있을 것은 다 있었다
도루도 있고, 포볼도 있고, 도루 견제도 있고, 한번도 제대로 손한번 맞춰보지 않고 시헙에 임했으니 과히 상상만해도 재밋다.
9시 우리팀 인디언 무지막지 팀으로부터 공격이 시작된 9회의 게임, 장장 2시간 30분 동안 열전의 시간을 보냈다.
스코어는 우리 인디언 팀이 10 : 13으로 승리
신발도 모자도 유니폼도 제 각각, 유일한게 통일된 것은 공격와 방어를 구분하는 티셔츠 색깔 뿐
하지만 모두에게 옛 추억을 떠 올리며 재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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