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방황하는 봄
남쪽에서 불어 온 꽃바람
매화 잠 깨우다
산수유 웃게 하더니
북녘의 눈바람
동백 울게 만드는 구나
따사한 햇살
땅위로 오른 개구리
이제 어디로 갈거나
오늘은 하늘이 울고
내일은 하늘에 목화 꽃 필 텐데
지구촌 여기저기 터진 소식
지진, 물난리, 눈 난리, 해일
계절도 제 갈피 잡지 못하고
겨울과 봄,
죽음의 선을 넘나드는 구나
10. 2011년 8월 9일
하늘이 열렸다
그나마도 물이 많은 샘골에
대책도 없이
주체할 수 없는
나약함으로 우리는 당했다
하루에 쏟아 진 양 420미리
샘골 역사상 처음
누구를 탓할 틈도 없이
발등을 넘던 수위는
어느덧 가슴까지 차오르고
내가 살 수 있을까
아내가 생각나고
자식이 앞을 가리고
세간이 뭐 대수인가
우선 내가 살아야지
하느님 해도 너무 허요
우리가 무슨 죄가 있다고
이 곳에서
땅 파 먹은 죄 밖에 없는데
그게 죄라면
더 퍼 부으시오
화재라면 재라도 남으련만
이놈의 수마는
아무런 자취도 없이
몽땅 털어 갔으니
우리는 뭘 먹고 살라고
방안도 가득
마당도 가득
가득한 것은 오직
한숨과 탄식
물과 진흙탕 밖에 없고
물 빠진
논을 보고 고추밭 보니
우리의 소박한
농민의 꿈은 산산이
부셔지고 말았구려
그래도 일어서야지
우리가 누군가
동학혁명의 후예가 아니던 가
힘을 내야지
우리 샘골을
다시금 세우기 위해...
(2011. 8월 정읍지역 수마를 보고 )
정읍문학 2011년 제11집에
방황하는 봄 등 10편의 시를 게재하였다
금번 발간된 정읍문학회 2011년 제11집은
김동 시인 '바람처럼, 구름처럼' 등 59편의 시와
박근후 시인의 '어머니가 차린 밥상' 등 9편의 수필
그리고 은종민 회원의 희곡 '동학농민혁명 3걸' 등 주옥같은 총 69편의 작품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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