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堂峰 문학활동

방황하는 봄외 10(정읍문학 제11집)

goldenfiber 2011. 12. 28. 10:26

 

 

 

 

 

 

 

1. 방황하는 봄



남쪽에서 불어 온 꽃바람

매화 잠 깨우다

산수유 웃게 하더니

북녘의 눈바람

동백 울게 만드는 구나


따사한 햇살

땅위로 오른 개구리

이제 어디로 갈거나

오늘은 하늘이 울고

내일은 하늘에 목화 꽃 필 텐데


지구촌 여기저기 터진 소식

지진, 물난리, 눈 난리, 해일

계절도 제 갈피 잡지 못하고

겨울과 봄,


죽음의 선을 넘나드는 구나

 

 

 


10. 2011년 8월 9일



하늘이 열렸다

그나마도 물이 많은 샘골에

대책도 없이

주체할 수 없는

나약함으로 우리는 당했다


하루에 쏟아 진 양 420미리

샘골 역사상 처음

누구를 탓할 틈도 없이

발등을 넘던 수위는

어느덧 가슴까지 차오르고


내가 살 수 있을까

아내가 생각나고

자식이 앞을 가리고

세간이 뭐 대수인가

우선 내가 살아야지


하느님 해도 너무 허요

우리가 무슨 죄가 있다고


이 곳에서

땅 파 먹은 죄 밖에 없는데

그게 죄라면

더 퍼 부으시오


화재라면 재라도 남으련만

이놈의 수마는

아무런 자취도 없이

몽땅 털어 갔으니

우리는 뭘 먹고 살라고


방안도 가득

마당도 가득

가득한 것은 오직

한숨과 탄식

물과 진흙탕 밖에 없고


물 빠진

논을 보고 고추밭 보니

우리의 소박한

농민의 꿈은 산산이

부셔지고 말았구려


그래도 일어서야지

우리가 누군가

동학혁명의 후예가 아니던 가

힘을 내야지

우리 샘골을

다시금 세우기 위해...


(2011. 8월 정읍지역 수마를 보고 )

 

 

정읍문학 2011년 제11집에

방황하는 봄 등 10편의 시를 게재하였다

 

금번 발간된 정읍문학회 2011년 제11집은

 

김동 시인 '바람처럼, 구름처럼' 등  59편의 시와

박근후 시인의 '어머니가 차린 밥상' 등 9편의 수필

그리고 은종민 회원의 희곡 '동학농민혁명 3걸' 등 주옥같은 총 69편의 작품이 실렸다.

'書堂峰 문학활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방학(자치광장 2012. 2월호)  (0) 2012.02.07
겨울 바다(자치광장 2012. 1월호 )  (0) 2012.01.16
옥정호 구절초  (0) 2011.10.25
2011년 8월 9일  (0) 2011.08.17
사랑은  (0) 2011.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