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堂峰 문학활동

2011년 8월 9일

goldenfiber 2011. 8. 17. 21:49

 

 

2011년 8월 9일



하늘이 열렸다

그나마도 물이 많은 샘골에

대책도 없이

주체할 수 없는

나약함으로 우리는 당했다


하루에 쏟아 진 양 420미리

정읍 역사상 처음

누구를 탓할 틈도 없이

발등을 넘던 수위는

어느덧 가슴까지 차오르고


내가 살 수 있을까

아내가 생각나고

자식이 앞을 가리고

세간이 뭐 대수인가

우선 내가 살아야지


하느님 해도 너무 허요

우리가 이 곳에서

땅 파 먹은 죄 밖에 없는데

그게 죄라면

더 퍼 부으시오


화재라면 재라도 남으련만

이놈의 수마는

아무런 자취도 없이

몽땅 털어 갔으니

우리는 뭘 먹고 살라고


방안도 가득

마당도 가득

가득한 것은 오직

한숨과 탄식

물과 진흙탕 밖에 없고


물 빠진

논을 보고 고추밭 보니

우리의 소박한

농민의 꿈은 산산이

부셔지고 말았구려

 

그래도 일어 서야지

우리가 누군가

동학혁명의 후예가 아니던가

힘을 내야지

우리 샘골을

다시금 세우기 위해...

 

 

* 고향 정읍 수마 현장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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