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29 전라일보 15면, '젊은 칼럼'
핸드폰 진화와 불통
김철모 / 시인
핸드폰은 이제 우리 모두에게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초등학교 아이들로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핸드폰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 신체의 한 부위처럼 자리 잡고 있다. 사실 유선전화만 있던 80년대에 일명 ‘삐삐’의 등장은 대단한 비상연락체계였다. 그러다가 핸드폰의 등장은 통신체계에 대혁명과 같은 사건이자 핸드폰 소지여부가 문화적 혜택을 가름하는 잣대가 된 때도 있었다. 유선전화가 처음 보급될 당시 시골 마을에는 보통 한 두 대만 설치되었고 필자의 집도 전화가 설치되어 늘 마이크를 잡고 ‘소성떡 아들 전화 왔어요. 빨리 와서 전화 받으세요’라고 확성기로 외쳤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시골에도 개인 전화가 보급되고, 유선을 통해서 서울에 있는 사람도 옆에 있는 사람처럼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 우리 생활에 큰 변혁이었는데 핸드폰이 등장하면서부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느 곳, 누구나 통화할 수 있다는 것은 문화적 충격이었다. 더구나 이제는 핸드폰이 날로 발전하여 단순한 전화 기능뿐만이 아니라 인터넷과 각종 게임 등 모든 정보를 손안에서 다 얻게 되었다. 또한 몇 개월 단위로 업그레이드 된 핸드폰의 변신은 아무리 최신 핸드폰도 2년 정도면 고물이 되어버리는 상황이 되었고, 따라서 사람들에게 문명의 이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무리해서라도 재정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핸드폰이 정작 사람과 사람 간에 단절된 대화를 서로 나누자는 것이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최근에 와서는 정작 가장 가까운 가족간, 직장동료간에도 소통커녕 완전히 대화가 불통되고 말았다. 집과 식당에서도 마찬가지고 지하철과 버스 안에서도 모두들 고개만 숙이고 핸드폰에 홀로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소통하자고 만들어 낸 핸드폰이 당초 의도와 달리 요즘은 소통을 방해하고 불통을 조장하는 기계로 돌변한 것이다. 우스개 말로 ‘찻집에서 핸드폰만 쳐다보는 남녀는 부부이고, 활발한 대화를 하는 남녀는 애인’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다.
기업과 각종 관공서의 홍보수단이 그간 온라인에서 이제는 오프라인으로 강조되는 것은 그 만큼 핸드폰의 위력이 크다고 인식되기 때문에 그러할 진데 핸드폰에 푹 빠져 정보 공유보다는 정보 독점에 일명 ‘수구리’의 병폐로 홀로 족이 만연된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대선정국에 들어섰다. 그 어느 때보다도 SNS 등 소셜미디어를 통한 후보자에 대한 광고와 함께 투표참여와 투표유도가 활발한 전망이다. 이제는 핸드폰이 단순한 정보제공이 아닌 원래의 모습인 소통의 도구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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