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堂峰 문학활동

귀향 19외 8편(정읍문학 제16집)

goldenfiber 2016. 12. 20. 07:50


(표지 사진은 필자가 찍은 사진이다)



귀향 19

 

집 주인의 허락도 없이

사방에 투망을 치고

거미란 놈이 벌써부터

첨단 눈을 번득이며 망을 보고 있다

 

마무리되지 않는 공사로

돈과 시간은 계속해서

쏟아 부어야 할 판인데

거미는 그 틈을 이용해서

생활전선에 일치감치

뛰어든 형세이다

 

이들과 공생을 전제로

나선 낙향 길이라지만

집 주인도 입주하기 전에

허락도 없이 자판을 벌이고

영업에 나선 것은

무슨 경우인고?

 

지나가는 모기 한 마리가

그들의 생명의 양식일거고

한 눈 판 파리 한 마리가

그들의 생을 보전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라면

그래, 우선 빌려 주마

 

네가 필요한 공간을

나중에 나 오거들랑

내 길 막지 말고

나 괴롭히는 하루살이나

몽땅 잡아 죽이나 쑤어 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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