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堂峰 문학활동

제10회 한국문학세상 문예대상 당선

goldenfiber 2017. 10. 11. 08:15









귀향 19

 

 

거미란 놈

집 주인 허락도 없이

사방에 투망 치고

첨단 눈 번득이며

망을 보고 있구나.

 

마무리되지 않은 공사로

돈과 시간은

계속 쏟아 부어야 할 판인데

거미란 놈은

그 틈 이용해서

생활 전선에 뛰어든 모양이다

 

공생을 전제로

낙향한 길이라지만

집주인도 입주하기 전

좌판 먼저 벌이고

영업에 나선 건

무슨 경우이던가.

 

지나는 모기 한 마리

그들의 양식일 것이고

한눈 판 파리 한 마리

생존 위한 수단이라면

그래, 우선 빌려 주마

 

네가 필요한 공간

나중에 내가 오거든

가는 길 막지 말고

나 괴롭히는 하루살이

몽땅 잡아

죽이나 쑤어 먹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