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19
거미란 놈
집 주인 허락도 없이
사방에 투망 치고
첨단 눈 번득이며
망을 보고 있구나.
마무리되지 않은 공사로
돈과 시간은
계속 쏟아 부어야 할 판인데
거미란 놈은
그 틈 이용해서
생활 전선에 뛰어든 모양이다
공생을 전제로
낙향한 길이라지만
집주인도 입주하기 전
좌판 먼저 벌이고
영업에 나선 건
무슨 경우이던가.
지나는 모기 한 마리
그들의 양식일 것이고
한눈 판 파리 한 마리
생존 위한 수단이라면
그래, 우선 빌려 주마
네가 필요한 공간
나중에 내가 오거든
가는 길 막지 말고
나 괴롭히는 하루살이
몽땅 잡아
죽이나 쑤어 먹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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