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벌써 담장 너머로
달려 나가는 애정의 한숨
오늘은 오시려나
지쳐가는 기다리는 마음
손가락 하나 꼽고 긴 밤을
손가락 둘 꼽고 뜬 눈의 긴 밤을
손가락 또 하나 꼽고
새 하얀 밤 지새우는 심정
님 그리는 간절함이
목 메여 우는 그리움이
하루하루 셀 때마다
몸은 굳어만 가고
가려린 긴 목 빼고
기다리던 그 자리
담장에 한 팔 뻗고
자리 잡아 뿌리 내리고
님 부르는 나발대 모양
하나 둘씩 꽃으로 피어 나네
남들은 내속을 알까
곱다고 하지만
이내 몸은 이미 망신창이
붉게 타오른 이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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