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덕유산의 천고마비(天高馬肥)

goldenfiber 2006. 9. 7. 23:25

 

옛부터 덕이 많아 넉넉한 산, 너그러운 산이라고 부르는 덕유산

덕유산의 주봉은 단연 1,614m의 향적봉(香積峰)이다

 

전북 무주군과 장수군, 경남 거창군과 함양군 등 2개도 4개시군에 걸쳐 있는 덕유산은

그 규모도 만만치 않다

 

충청과 경상, 전라의 삼남을 굽어보는 덕유연봉의 향적봉에 오르면

북으로는 가깝게는 적상산을 아래에 두고 멀리 황악산과 계룡산이 보이며

서쪽으로는 운장산, 대둔산

남쪽으로는 남덕유산을 앞에 두고 지리산과 반야봉이 보이며

동쪽으로는 가야산과 금오산이 보인다

 

(향적봉에서 본 동쪽)

(서쪽)

(복쪽, 기와와 현대식 건물 어우리진 곳이 곤돌라를 타고 내리는 설천봉)

 

오늘따라 온 하늘이 푸르다

푸르다 못해 군청색으로 물감을 풀어 놓은 듯 하다.

하늘과 산이 만나는 그끝 지점 지평선 대신

운평선(雲平線)이 담담하게 펼쳐져 있다

그리고 간간히 하얀 솜털을 묻힌 붓으로 몇 번을 터치한 하늘

 

천고마비의 계절이 따로 있겠는가

이게 바로 천고 마비이지

우스갯소리로 천고마비란 하늘이 높다보니까 마비가 된다는 뜻이라나 어쩐다나...

 

 

덕유산에 걸친 솜털구름은 아무리 자연의 조화라고 하지만

유명한 화가가 푸른 캔버스에 마음껏 자기의 숨긴 감정을 풀어 놓은 듯 하다.

 

(일행들과 한 컷, 좌측 두번째가 촌놈이다)

(설천봉 전망대에서, 멀리 향적봉이 보인다)

 

향적봉의 시작되는 가을이 길 떠난 가을등산객을 부르고 있다

 

지금은 향적봉까지 가기도 쉽다

무주 리조트에서 곤돌라 한번 타면 15분쯤 바구니에 담아 1,520m의 설천봉에 내려주고

거기서 15분 남짓 걸어 서 올라가면 덕유산의 주봉인 향적봉에 도달하게 된다

 

과거에 걸어서 오르는 생각을 하고 나면 향적봉 등정에 쉽게 나서지 못하겠지만

지금이야 말로 단숨에 건너 갈 수 있으니 뭐 그리 대수겠는가

 

내려오면서 천고마비에 같이 젖어 있는 가을꽃 들을 만났다

 

 

 

 

 (쪽두리 꽃과 코스모스)

 

덕유산의 가을은 이래서 좋은 모양이다.

 

도회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하늘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달도 보고,

해도 보고,

하늘도 보고,

구름도 보고,

넘실거리는 산들의 춤사위도 보고,

 

그리고 달려오는 가을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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