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1그리운고향 지사리

매화(81)

goldenfiber 2009. 2. 19. 19:12

 

매화



긴 어둠의 세월

하얗고, 붉은

꽃 불  밝히려

하얀 솜 속의

산고의 시간


겨우내

거세게 불던

섬진 강풍 거뜬히 이겨내고


천왕봉에서 달음질쳐 온

눈보라 몸으로 받으며

저 깊은 가슴 속에

불 당기더니


모두 늦잠 시간

겨우내 입었던

옷 몰래 벗어 던지고

꽃샘추위 벗 삼아

잎 피기 전에 눈 떠


이 곳 저 곳

나무 가지에 불 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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