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누님을 위한 기도 3
길도 제대로 없어
소 구루마* 길 따라
지사리서 형과 나는
걸어서 십 오리 쯤
주산 누님 댁에 갔었지요
주랏들과 가다리를 거쳐
구담리까지 가는 길은
가정 상비약처럼 손에 들린 나무 꼬쟁이로
검정 고무신에 들러 묻는 흙을
연신 떼 내어 가며
걸어가는 길이었지요
지사리에 없던
전기불이 훤히 비치고
친정 동생들 왔다고
아랫 채에 이것저것 챙겨 주었던...
이제 길 빤히 나
자동차로 한 걸음이면
갈 수 있는 곳인데
구담리 뒷동산이나 가야
누님을 만날 수 있으니
누님 편히 쉬세요
흰 서리내리 앉은 막둥이동생
걱정말고 이제 편히 쉬세요.
*구루마 : 소달구지의 일본식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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