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2-또 하나의 행복

큰 누님을 위한 기도3(14)

goldenfiber 2010. 3. 31. 07:42

큰 누님을 위한 기도 3



길도 제대로 없어 

소 구루마* 길 따라

지사리서 형과 나는

걸어서 십 오리 쯤

주산 누님 댁에 갔었지요


주랏들과 가다리를 거쳐

구담리까지 가는 길은

가정 상비약처럼 손에 들린 나무 꼬쟁이로

검정 고무신에 들러 묻는 흙을

연신 떼 내어 가며

걸어가는 길이었지요


지사리에 없던

전기불이 훤히 비치고

친정 동생들 왔다고

아랫 채에 이것저것 챙겨 주었던...


이제 길 빤히 나

자동차로 한 걸음이면

갈 수 있는 곳인데

구담리 뒷동산이나 가야

누님을 만날 수 있으니 


누님 편히 쉬세요

흰 서리내리 앉은 막둥이동생

걱정말고 이제 편히 쉬세요.


*구루마 : 소달구지의 일본식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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