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士 칼럼(신문)

식목일, 나무 한그루 심지 않으실래요?

goldenfiber 2010. 3. 31. 16:09

식목일, 나무 한그루 심지 않으실래요?


김철모/ 시인

마당에 실제로 나무를 한 그루심지 않으시겠어요? 나무는 아마 당신보다 더 오래 살 겁니다. 그 나무에 이름을 붙여도 좋습니다. 

 "이 나무는 마사 스틸의 나무" 혹은 "이 나무는 알란 포인덱스터의 나무"라고. 혹은 그냥 당신의 나무로 지정하여 "이 나무는 내 나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나무를 바라보며 동시에 조금씩 그러나 눈에 띄게 잎사귀들이 벌어지는 것을 보게 되거든 당신은 당신 자신도 조금씩 그러나 눈에 띄게 진보하고 있는지 물어 보십시오. 그리고 그 나무를 정성껏 가꾸십시오. - M. 메리 마고의《그대가 성장하는 길》중에서 -

 

사람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늙어서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나무 삶과 같다는 생각을 해 보곤 한다. 씨에서 새싹이 트고 묘목이 되면 옮겨 심어지면서 세상에 내 던져지는 수모(?)를 겪는 것이나 사람이 태어나 학교를 마치고 성년이 되어 신혼살림을 차리는 것이 나무와 흡사하다. 학창시절 부모의 그늘에 있다가 30대와 40대의 시련기, 50대의 살아 온 시간의 정리 그리고 60이 넘어지면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혼자 살아 온 터전을 바탕으로 살아 나가야 하는 것이 바로 나무와 사람의 삶이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나무를 한 그루 심는 다는 것, 또 하나의 인간을 세상에 내 놓고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나 교양과 반복학습을 하는 사람과 달리 나무는 그 지혜를 혼자서 터득한다. 세찬 바람엔 허리를 낮춰 바람을 피하고 찌는 더위에 잎을 피워 그늘과 썬텐을 하고 혹한에 미리 대비해서 영양분을 섭취하여 긴 겨울을 난다. 그것이 바로 사람이 나무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고 삶의 가치 아닌가 생각 한다.

 

곧 식목일이 다가온다. 식목일은 36년간의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연료를 얻기 위해 벌거벗겨 놓은 민둥산의 산림녹화를 위해서 1946년 국가 정책적으로 나무 심는 날로 정하고 1949년 매월 4월 5일을 휴일로 정하여 대대적인 산림녹화에 나섰다. 초등학교시절 의무적으로 솔방울을 채취하여 학교에 냈던 기억이 난다. 4월 5일의 유래는 조선 성종때 왕‧세자‧문무백관이 동대문 밖 선농단에서 제사를 지내고 친경(親耕)하는 날이 3월10일인데 이를 양력으로 환산한 날짜이다. 제정이후 식목일은 공휴일 지정과 제외를 반복하다가 행정기관의 주 40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2006년 드디어 공휴일에서 제외되고 법정기념일로만 남게 된다. 기후 변화로 식목일을 3월로 옮기자는 견해도 있었으나 식목일의 상징성을 고려하여 현행 유지하기로 하였다. 식목일이 지정된 지 64년, 식목일을 맞아 나무 한그루 심지 않으실래요?

 

 전라일보 3월 31일 15면 "젊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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