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소록도의 봄

goldenfiber 2013. 4. 16. 22:27

 

 '한센병은 낫는다'는 기원의 탑

고흥반도 남쪽 끝의 녹동으로부터 500여미터 거리에 있는 이섬은  섬의 모양이 어린 사슴과 비슷하다고 하여 소록도라 한다

  일제시대, 1916년 일본은 한센인들을 이 곳으로 강제 이거시켜 집단 수용하고 이들을 동원한 중앙공원 조성과 한센인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각종 악랄한 인권유린이

이뤄졌고 지척에 둔 고향을 가보지도 못하고 끝내 사라져 가야 하는  피눈물이 뒤범벅된 역사의 현장이었다

지금은 국립소록도 병원이 위치하고 있어  많은 수의 한센인이 기거하면서 치료와 정상인으로 돌아가는 사회 복귀의 길을 가고 있다

 

 소나무 가지에 동물같은 형상이 있어 한 컷

 

 주차장에서 소록도 병원까지 이어진 나무 데크

 

 

 

 

 

 

감금실 외벽

 

 한센인들의 피땀으로 조성된 중앙 공원

1936년 착공하여 3년 4개월동안 조성하여 1940년에 완공하고 당시 공원 이름을 '부드러운 동산'이라 했다

소록도에 수용되어 있던 한센인 환자 연 인원 6만명이 강제 동원되어 득량만과 완도 및 소록도 주변 섬에서 암석을 채석하여 옮겨오고,

일본과 대만 등지에서 관상수를 반입하여 식재, 조성 하였다. 

 오스트리아 수녀님 공적비

미카엘 대천사가 한센 균을 박멸하는 모습을 형상화 한 구라탑(求癩塔)이 공원 중앙에 서 있다

'부드러운 공원'은 광복이후 공원 명칭을 '중앙공원'이라고 하고 그 면적도 확장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소나무와 황금편백 그리고 향나무, 후박나무, 삼나무, 팽나무 등 장 손질 된 관상수가 소록도를 찾는 사람들을 맞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도 1984년 이 곳을 방문하여 한센인들의 손을 어루만져주고 기념식수를 하였다

 

 

 옛 건물을 소록도 자료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소록도 병원의 역사와 당시 유품들. 한센인 관련 약재, 치료기구들을 전시해 놓고 있다.

 

 자료관 앞 언덕에 핀 민들레 꽃, 지금부터 100여년 전부터 한센인들이 겪어 왔던 수난의 역사를 묵묵히 지켜 봤으리라

 

 

 한센병 환자였던 시인 한하운의 '보리피리' 시비

 

 

 

 

 

추모비

 

 

 

 

소록도의 봄 3

 

 

 

작은 사슴을 닮은 섬

울창한 송림 뛰어나고

물 또한 풍족한 곳이었건만

 

누구를 원망하지도

누구도 저주하지 않고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살아온 이 들을

 

어느 날 갑자기

천형을 앓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강제 이거 되어

인간이기를 포기한 채 살아야만 했던 세월

 

몇 발짝 앞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

손 한번 잡아 보지 못하고

눈으로만 나눠야 했던

부모의 정, 수탄장(愁嘆場)

 

상처가 아물어도

소록도를 떠나기 위해서는

인간단종(人間斷種)을 당해야만 하고

죽는 것도 맘대로 죽지 못하여

해부실 실험 대상이 되어야 했던 검시실(檢屍室)

 

말을 듣지 않는다고

붉은 벽돌 높은 담

작은 교도소에 가두어

매 맞는 일로 날을 새야 했던 감금실(監禁室)

 

부드러운 동산은 무슨

34개월 동안

암석 채석하고

관상수 옮기는 노동력 착취당하면서

흘린 한센인의 피 눈물로

만들어진 중앙공원(中央公園)

 

세월은 흘러 대한민국 돌아오고

 

봄을 따라 찾아 간

2013년 소록도는

이렇듯

우리 한센인 기족에게

슬픈 굴욕의 현장이요

다시 돌아오는 봄처럼

정상인으로 가는 길의

터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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