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언부언

정말 미안 하오

goldenfiber 2014. 4. 28. 22:25

 

 

 

 

 

 

 

 

 

 

 

 

 

 

 

도청 공연장 1층에 마련된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합동 분향소.

 

분향소 개소 첫날,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많은  조문객들이 봄비가 내리는 중에도 밤 늦게까지 이 곳을 찾고 있다.

특히, 저녁시간에 젊은 부부들이 어린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함께 분향하고 

희생자의 영면과 실종자의 무사생환을 기리는 메세지를 적으며 가족들의 슬픔을 함께하고 있다. 

 

 

 

 

 

 

 

정말 미안하오

      

                   김철모

 

얼마나 무서웠을 까

얼마나 답답했을 까

 

엄마를 부르고

아빠를 부르고

온 가족의 이름

하나하나를 불렀을

당신의 외침.

 

우리는

당신의 부르짖음을 외면하고

구해달라는 당신의 절규를

끝내 모른 채 한 죄인이오

 

채 피워보지도 못하고

꽃잎 하나하나를

떨어뜨려야 하는

단원고 학생들의

희생을 외면한 죄인입니다.

 

누구를 탓할까

누구를 원망할까

돈벌이에 눈먼 사람들,

대충대충 일처리한 사람들

모두가 죄인 것을.

 

미안 하오

정말 미안 하오

함께 있어주지 못해

당신께 정말 미안 하오.

 

생을 달리한

당신의 넋을 위로하고

살아 돌아 온 당신

하루빨리 그 악몽에서 벗어나길 기원하고

생업을 포기한 채 오직

살아 돌아 올 자식만을 기다리는 당신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 건네오.

 

아주 작은 마음이지만

우리 함께 기도 하겠소

 

부디 돌아 오소서

부디 영면 하소서

부디 하루 빨리 쾌유 하소서.

 

 

 

 

 추모시가 '얼쑤 전북' 간지에 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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