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사랑

아들의 허물이 돌아오다

goldenfiber 2014. 5. 1. 21:30

 

 

 

 

아들의 허물이 돌아 왔다

 

사회인과 군인사이

유체이탈

사회인의 떼를 모두 벗고 이제 군인을 탈바꿈하고 있다

 

늘 부모들은 장정 소포를 받아보고 통곡을 한다

 

혹시라도 남아 있을 아들의 체취와 온기를 느끼기 위해

그러나 그 기대는 실망이다

싸늘하게 식어버린 옷가지와 신발

 

그러면서 기원한다

건강하고 늠름한 군인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자식 소포 오던 날

 

그 옛날

어머니는 우체부 아저씨를

눈 빠지게 기다렸다

 

둘둘 말아

노끈으로 대충 묶은

회푸대* 보따리를

 

형들의 자취

동네 어귀 도착하는 날

어머니가 통곡하는 날이다

 

40년 후

그 자식이 또

아들의 소포를 기다린다

 

싸늘하게 식어버린

자식의 허물을 붙들고

이제

그 자식이 통곡하는 날이다

 

- 2006. 12월  큰 아이의 입대 옷 소포를 받고

 

* 회푸대 : 시멘트 담은 종이포대의 전라도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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