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허물이 돌아 왔다
사회인과 군인사이
유체이탈
사회인의 떼를 모두 벗고 이제 군인을 탈바꿈하고 있다
늘 부모들은 장정 소포를 받아보고 통곡을 한다
혹시라도 남아 있을 아들의 체취와 온기를 느끼기 위해
그러나 그 기대는 실망이다
싸늘하게 식어버린 옷가지와 신발
그러면서 기원한다
건강하고 늠름한 군인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자식 소포 오던 날
그 옛날
어머니는 우체부 아저씨를
눈 빠지게 기다렸다
둘둘 말아
노끈으로 대충 묶은
회푸대* 보따리를
형들의 자취
동네 어귀 도착하는 날
어머니가 통곡하는 날이다
40년 후
그 자식이 또
아들의 소포를 기다린다
싸늘하게 식어버린
자식의 허물을 붙들고
이제
그 자식이 통곡하는 날이다
- 2006. 12월 큰 아이의 입대 옷 소포를 받고
* 회푸대 : 시멘트 담은 종이포대의 전라도 사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