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중반을 넘어
시간은 달린다
머무를 곳도, 잠시 쉴 곳도 없이
임춘을 지나,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를 향해
2월을 지나 꽃피는 춘 3월을 향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우리의 육체도 점점 노쇄해짐을 느낀다
그 누구도 붙잡을 수 없는 세월
인생 80의 반환점을 돌아
헉헉 거리며 처음 그 자리
빈 손 쥐고 시작한 인생 그자리를 향해
오늘도 정신없이 달린다.
부귀 영화를 다 누릴 것 같았던 그 위세도
세상 그 어디 것도 무섭지 않았던 그 기백도
부러울 것 하나 없던 그 모습도
이제 서서히 제자리를 향해 달려가는
시간의 흐름 앞에 무릎을 꿇고
지금까지 살아 온 시간, 일들을 정리하는 시간
부질없던 욕심들
나만보고 살아 온세월
우리는 시간이 갈수록
이런 사건과 사고들이
다 부질없다는 그 깨달음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달리는지 모른다
새싹이 돋고, 잎이 피는 가 하면
벌써 잎새는 진한 녹색으로 변하고
맺은 꽃이 활짝 웃는 순간
새로운,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하면
아무도 모르게 사그라진다
늘 푸르던 잎들이
갈색과 빨강, 노랑 옷으로 갈아 입을 때 즈음
벌써 들녁에는 하얀 빛이 발하며
솜 이불 장만에 부지런한다
그리고 2월
또 다시 시작된 계절의 사이클 속에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시간의 흐름 그 속에 빠져간다
눈 앞으로 다가선 3월을 응시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