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픔, 작은 아픔
우리는 너무나 아프지 않으려고
피하다가 아픔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맙니다.
근본을 위해 아파하고 그 아픔을 이겨내면 시시껄렁한 아픔은
사라질 것인데
그걸 못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 속담에"염통에 쉬 스는(구더기 생기는) 줄 모르고
손톱 밑에 가시든 줄은 안다"는 게
있지요.
지금도 우리는 이 경지를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 전우익의《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중에서
-
사람이 살다보면 너무 작은 것에 연연하다가
큰 것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나무만 볼 줄 알지 숲을 보지 못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옛말에 '소탐대실(小貪大失)'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는 작은 것을 탐내다 보면 정작 큰 것을 잃게 된 다는 겁니다
우리 주변에 이런 사람을 종종 볼 때가 있습니다
작은 것에 신경 쓰고,
작은 것에 사리 사욕의 눈 먼 사람
우선 자기 앞에 큰 감놓을려고 하는 사람 들 이런 사람들이 있죠
이런 사람이 정작 큰 것을 보지 못하는 누를 범한다는 겁니다
매사가 이런 것 같습니다.
작게는 가정에서부터,
각자 속해 있는 조직에서,
넓게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나아가 국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서당봉의 셋째 형이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더구나 결혼을 늦게 한 형이기에 조카들은 아직 나이 어린 초등학생들 이었습니다
형은 군대를 다녀와 일명'백호머리'를 깍고 몇년간의 공무원 시험을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머리를 깍아 버려야 돌아 다니지도 않을 것이고,
자신만의 각오를 다지는 계기도 된다는 게 형이 생각하는 바였습니다.
그 결과 그 어렵다는 법원직 공무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험 공부에 지친 탓인지 허리통증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수술을 했지만 후유증이 생겼고 근무하는데 계속해서 고생하다가
결국은 공무원을 그만 두어야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술을 가까히 하게 되었고
법무사 일도 잘 되지 않았습니다
92년 여름 어느 날
조카와 함께 서당봉이 근무하는 도청에 나타나 대학병원에 정밀검진하려 왔다는 겁니다
그동안 손이 저릿해서 치료했는데 차도가 없고 주변에서 정밍 검진을 받아보라는
권유에 못 이겨 전주에 온 것입니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장기 입원과 함께 폐암 판정을 받았고
삶에 대한 형의 외침은 찻 잔속의 물결이 되었습니다
입원과 퇴원의 반복 속에 세월은 가고 그 다음해 10월 세상을 등지게 되었죠.
형은 자신의 몸을 건강만 믿고 너무 간과 했던 겁니다
학창시절에는 태권도를 했기에 자신의 건강을 믿었고
공무원이 되어서는 당시 귀족 놀음이라고 하는 테니스를 줄곧 했으니까요
그런데 직장을 그만 두고 난 다음이 문제 였습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손이 저려오자 가까운 의원을 찾아 진단 받아 목 디스크로만 알고 치료를 하다가 때를 놓치고 만거죠
결국 손이 저린 원인은 폐암신경세포가 뇌까지 전이되어 신경을 압박한 결과인데도 불구하고
치료해야 할 곳은 하지않고 다른 부위만 물리 치료했으니 병이 호전 되겠습니까?
형은 정작 큰 아픔과 작은 아픔을 구분하지 못하는 우매한 가운데 몸은 다시 돌아 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고 말았던 겁니다
지금와서 때 늦은 후회 입니다만
몇년 간격으로만이라도 건강 검진을 했더라면 이런 불행한 일은 없었을 것인데
돈 몇 푼 때문에 사람들은 정기 건강 검진을 챙기지 못하고 자신의 건강을 등한시 한다는 겁니다
특히,
형의 입장에선 공직이라도 계속 유지 했었더라면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공무원 신체 검사를 통해라도 사전에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인데
그렇다면 제대로 치료를 받았을 것이고 아무리 암이라 해도 초기에는 다 완치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 답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된거고 결국은 둑이 터져버린 결과죠
작은 아픔과 큰 아픔을 구분할 줄 아는 사람
작은 것과 큰 것의 우선순위를 분별할 수 있는 사람
작은 것에 욕심 부리지 않고 큰 틀에서 세상을 보는 사람을
이 사회는 원하고
그런 사람이 그 존재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는 겁니다.
너무 작은 것에 눈 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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