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언부언

첫눈

goldenfiber 2006. 12. 17. 14:28

 

첫눈

 

이 단어가 튀어나오면 일단 가슴이 설랜다

자연이 각자 자기 색을 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내려준 하얀 솜이불을 덤는 순간

세상이 모두 하얗게 변한다.

그동안 검은 것이든, 빨간 것이든 모두가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토속적인 모양과 색깔을 내다가

각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하야져야 하기 때문이다

 

눈은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다

제왕의 능이고, 천민의 무덤이고, 양반의 묘이고 간에 모두 다 덮어

하얀색으로 분칠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얀색이 가지는 청순과, 순결, 깨끗함, 맑음에 동정하는 인간의 본심이다

 

이래서 사람들은 첫눈을 이렇게 기다리고

첫눈이 내리는 날 각자 나름대로  그 감성에 빠지려하나 보다

 

물론 전주 지방에 첫눈은 올들어 이제 내린 것만은 아니다

이전에도 겨울을 예고하는 눈발을 11월 초에 비친 적이 있었으나

오늘처럼 온 대지를 다 하얀 물감으로 풀어 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첫눈은

금산사쪽에서 모임이 있던 날 12. 4 내렸다

그날은 낮부터 내린 눈이 결국 폭설로 변하여 필사의 귀가 전쟁을 해야하는 숨가쁜 시간이었다

그래서 작년 첫눈은 첫눈의 들뜬 감정보다는 갑자기 내린 엄청안 폭설로 교통이 마비되고

도로마다 교통사고로 얼룩졌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올해도 모임이 있던 날 12.16 저녁 늦게 

작년에 비해 열흘정도 다소 늦은 시기였지만 첫눈이 장식되었다

 

폭우처럼 쏟아지는 첫눈은 낭만을 자아내기보다는 집에 돌아갈 걱정부터 앞세운다

모임장소에에서 차가  있는 곳까지는 택시로 이동하고, 차를 몰고 집까지 오는데 느린보 거북이

모양 엉금엉금 돌아 올수 밖에 없었다

 

첫눈에 대한 또 하나 감정은

과거의 첫눈이 낭만을 가져다 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엇그제 입대한 자식을 생각하면 첫눈이 가져오는 감정은 또 다르다

 

낭만보다는 추위에 얼마나 고생할까

훈련은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사람이 똑같은 사물을 보고도 서로 다른 감정을 느끼는 것이 바로 이런 거일거다

감정은 마음에서 우러나오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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