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주몽' 금단현상

goldenfiber 2007. 3. 9. 08:35

 

근간에 방영된 드라마중에서 세간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드라마라면

단연 '주몽'을 꼽을 수 있을 거다

 

고구려를 개국한 인물로 알려진 '주몽'은 실제 역사적 가치가 어때 했는지 역사적 고증은

차치하더라도 드라마를 통해서 새로운 역사적 인물로 각인시키고 남음이 있다

 

엇그제 퇴근하는 길에 라디오에 흘러나온 이야기 인즉은

'주몽이 이제 종영이 되었으니 그간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밤시간을 보냈던 소일 거리가

없어짐으로써 앞으로는 어떤 낙으로 살아야 할 지 앞날이 캄캄하다'는 어떤 애청자의 사연이었다

 

과거 '불멸의 이순신'과 '프라하의 연인'드라마에 간접적으로 간여했던 촌놈으로선

아무래도 이 애청자의 사연이 결코 대수롭지 않게 들리지 않는다

 

드라마를 기획하고 연출하는 제작진과 출연자는 단연 이런 반응의 시청자를 원할 것이다

그 드라마에 깊숙히 빠져 주요 대목에서 주인공을 살려라, 죽려라, 상대를 살려 놓아서는 안된다 등등

안타까움과 울분을 전화로 인터넷을 통한 사연으로 녹여내는 극렬 시청자가 있기에

드라마의 존재 이유를 찾고,

또 다른 인기 드라마를 태생시켜야 한다는 시대적 소명을 더욱 느끼게 될 것이다

 

그래서 드라마를 내 놓았다하면 인기몰이를 하는 히트 제조기 제작사가 있지 않은가

'모래시계'가 그랬고,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주몽'같은 민간 제작사가 있는가 하면

'불멸의 이순신'을 탄생시킨 KBS같은 공영 제작진도 있다.

 

 

과거 '조선왕조 오백년, '왕건' '왕의 눈물' '주몽'에 못지 않게 근간에 인기몰이를 하는 또다른 사극인 '대조영'과 '연개소문'이 동시대를 배경으로 내용을 전하고 있지만 시청자들의 느낌은 사뭇 다른 것 같다

 

시청자가 드라마에 몰입하여

특정인물을 자신과 동일시화를 통해서 심적 갈등과 감정을 다 토해내는 시청자들....

 

드라마에 흘러가는 사연이 단순 드라마상의 내용으로 그치지 않고 내 처지가 되고,

남의일이 아니라 내일이 되어버리는 감정몰입이 드라마란 마약에 빠지게 원인이 아닌가 싶다

 

가끔 드라마를 보면서 한없이 배역을 맡은 연기자와 함께 울고, 웃는 촌놈의 자신을 봐도

인기있는 드라마는 정신적 마약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간에 못 이뤘던 자신의 꿈을 드라마를 통해서 이뤄고 싶은 시청자들의 과욕,

그간 해보고 싶어도 여러 여건으로 묻어 두었던 묵은 사랑을 마음껏 해보는 시청자들의 애정행각,

그 큰 돈을 떡 주무르듯이 하고픈 인간의 재물에 대한 무한의 욕구,

이런 시청자들의 갈증  모두가 드라마를 통해서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수많은 드라마가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커나가는 청소년들에게는 부정적 인식,

모방범죄를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특히 역할극등을 통해서 부부간,

또는 부자간의 심리치료를 하는 걸보면 드라마는 단순 오락물이 아니라 치료효과가 있는 치료제로서 가치를 인정 받고 있는 걸보면 그것이 드라마의 힘이 아니가싶다.

 

'주몽'이 차지했던 그 빈 공간을 과연 무엇이, 어떻게 메꾸어 줄 것인가

 

시청자들은 또 다른 자기 동일화 드라마를 찾아 헤매고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방송이 가지고 있는 시청자와 방송사간에 연결고리의 딜레마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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