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적 ③
어릴적 했던 놀이는 다양 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맨 날 땅뺏기, 팔강살이, 기차놀이, 산에서 하는 줄다리기나 전쟁놀이를 하였고
겨울 방학때는 추워서 밖에서 놀지 못하고 방에 모두들 틀어 박혀 그림 등을 오려 파는 장사놀이를 하였는데
그곳에서만 통용되는 지폐를 만들어 발행하기도 하였다.
흑백사진 또는 그림보다는 화려한 그림이 값이 더 높았고
그중 장사놀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것은 고구마를 팔고, 사 먹는 일이었다.
물건을 사고 파는 과정(거래)에서 아이들이 돈이 떨어지면 집에서 직접 고구마를 직접 가져다가 팔기 때문이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우리 무리에서 우두머리 격인 옆집 인수형이 맡은 중앙은행장은 화페를 발행하기도 하였지만 가끔 돈이 떨어지면 세금이라고 해서 각 세대별로 일정한 돈을 거두어들이기도 하였는데 그때 중앙은행은 국고관리와 국세청 역할을 겸했던 것으로 어찌보면 어릴적부터 우리는 경제공부를 해왔던 셈이다
늦가을과 겨울초 남자 애들의 주 놀이는 못치기였는데 못치기는 쇠못치기와 나무 못치기가 나뉘어진다.
쇠못치기는 대못을 사용하여 주로 마을 어귀 고샅에서 주로 했다면
지금처럼 쇠못이 흔치 않는 터라 가느다란 나무를 30~40센티정도 잘라서 끝을 뾰족하게 깍아서
이를 다발로 가지고 다니면서 물기가 있는 논에서 못치기를 하는데
그 것도 요령이 있어야 상대를 이길 수가 있었다
내려 꽂는 기술도 기술이거니와 내려 꽂으면서 상대방 못을 가격하여 상대방 나무 못이 넘어지면 상대방 못을 회수하는 놀이이다. 일명 빰치기라고 하는데 특별히 그 기술을 잘 구사하는 아이들은 매일 못을 따게 된다.
그러니 날마다 못치기에서 따지 못한 아이는 집안 있는 가느다란 나무는 나무는 다 가져다가 못을 만들어 쓰기 때문에
땔감으로 준비 해 놓은 나무들이 없어지기에 늘 부모님한테 야단을 듣기 일쑤다
좀 심한 아이는 남의 집 물코에 박혀 있는 말뚝을 가져다 못치기를 하는 아이도 있었으니
그 때 놀이가 극성스러운 면도 없지 않아 있었다
여름에는 마을 뒷산 뒤에 있는 뒷방죽에서 뫼감던 것이 아주 좋은 놀이였다
저수지가 애들의 수영장이 되고 놀이터가 되었다
그런데 그 곳은 수심이 깊어 어른들이 물에 빠져 죽는다고 늘 걱정하는 곳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방죽에서 목욕을 하지 못하도록 했던 어른들의 야단을 뒤로 한 채 몰래 몰래 숨어가 수영하다 이를 본 부모어른들 한테 발견되어 옷이라도 집으로 가져 가버리는 날이면 애들은 발가벗은 몸으로 동네 여자아들이
보는지 안 보는지 여삭이며 아랫도리만 손으로 가린채 야산을 통해 귀가했던 그 시절의 아이들이었다
더구나 속 시엄(잠수헤엄)을 한다고 쑥잎을 뜯어 진 이겨 이를 귀에 틀어 맞고 수영을 했는데
귀에 물이 들어가 대부분의 동네 아이들이 귀앓이를 하였고 그 당시 병원에 갈 여력이 없던 아이들은
대부분 집에서 백반을 화롯불에 함석을 얹어 놓고 불에 끊여 그 가루를 넣어 응급처치하는 단방약으로 치료를 하였으니
그것이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도 중이염에 시달리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였다
특히 겨울에 논에서 썰매타기는 평편하지도 않을뿐더러 넓은 공간형성이 되지 않기 때문에
애들이 뒷방죽을 선호하였고 그 어느날 나 역시 몰래 뒷방죽에 설매를 타려고 썰매를 짊어지고 가는 도중에
00이가 설매타다 그만 얼음이 깨지는 바람에 물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혹시 혼날까봐 정신없이 썰매를 집에다 갔다 놓고 저수지로 달려 갔는데
동네 사람들이 긴 장대를 들고 나와 제방에서 서성이지만 이미 물에 가랑진 00이는 보이지 않았다.
여름에 마땅한 놀이터가 없던 우리는 그래도 다음 해 여름이 되면 익사한 그 현장만을 피해서
두려움도 잊은 채 다시 벌가벗고 목욕을 하곤 했다.
그 중에는 송장시엄(배영)의 명수 00, 그 아이는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뒷방죽을 드러누어 자유자재로 돌아 다닌다
그에 비하여 나는 부력이 약했기 때문일까 기껏해야 50m도 밖에 시엄(헤엄)을 못치는 맥주병 신세였으니
수영 잘 아이가 부러울 수밖에 없었다.
결혼 후 아들하고 수영장을 몇 번 가보았지만 지금도 수영에는 자신이 없으니 풀리지 않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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